전면적 '확장재정' 돌입…내년 728조 '슈퍼예산' 편성

입력 2025-08-29 11:40
수정 2025-08-29 11:44


이재명 정부의 내년도 중앙정부 예산안이 총지출 720조원대 규모로 편성됐다. 올해보다 8% 이상 증가한 것으로, 전임 정부의 2~3%대 '긴축재정'에 마침표를 찍고 전면적인 '확장재정'으로 돌아섰다.

정부는 29일 국무회의를 열고 '2026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예산안은 9월 초 국회에 제출되면 각 상임위원회 및 예산결산특위의 감액·증액 심사를 거쳐 오는 12월 확정된다.

총수입은 22조6천억원(3.5%) 증가한 674조2천억원으로 짜였다. 국세를 7조8천억원(2.0%) 더 걷고, 기금 등 세외수입을 14조8천억원(5.5%) 늘려 잡은 결과다.

총지출은 54조7천억원(8.1%) 늘어난 728조원으로 편성됐다.

윤석열 정부가 편성한 올해 본예산(673조3천억원)과 비교하면 8.1% 늘어난 규모로, 2022년도 예산안(8.9%) 이후로 4년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의무지출은 365조원에서 388조원으로 23조원(9.4%), 재량지출은 308조3천억원에서 340조원으로 31조7천억원(10.3%) 각각 증가했다. 전체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53.3%, 재량지출이 46.7%를 차지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위축된 경기와 얼어붙은 민생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하는 중대한 과제에 직면했다"며 "어렵게 되살린 회복의 불씨를 성장의 불꽃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재정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순히 확장적 재정운용이 아닌, 성과가 나는 부분에 제대로 쓰는 전략적 재정운용이 필요하다"며 "재정이 회복과 성장을 견인하고 선도경제로의 대전환을 뒷받침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관통하는 핵심 목표로 '초혁신경제'를 내세우면서 ▲지방거점 성장 ▲ 저출산·고령화 대응 ▲ 사회안전대응 ▲민생·사회연대경제 ▲ 산재 예방 ▲ 재난 예측·예방·대응 ▲ 첨단국방 및 한반도 평화 등을 두루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양대 키워드는 미래의 성장엔진 격인 인공지능(AI)과 연구·개발(R&D)이다.

3조3천억원에 불과했던 AI 예산은 이례적으로 3배 넘는 10조1천억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정부는 로봇, 자동차, 조선, 가전, 반도체 등 주요 제조업을 중심으로 '피지컬 AI' 선도국가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공공 부문에서는 2천억원을 투입해 '공공 AX' 전환에 나선다. AI 인재 양성 및 GPU(그래픽처리장치) 확보에도 주력한다.

역대 최대폭 인상되는 R&D 분야에서는 AI(A), 바이오(B), 콘텐츠(C), 방산(D), 에너지(E), 제조(F) 등 이른바 'ABCDEF' 첨단산업 기술 개발에 올해보다 2조6천억원 늘어난 10조6천억원이 배정된다.

지방거점성장 차원에서 거점국립대학에만 총 8천733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데, 올해(3천956억원)보다 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국방 예산도 대폭 늘어난다. 올해보다 5조원 이상 증액된 66조2천947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총액뿐만 아니라 증가 폭도 역대 최대 수준이다.

초급간부 처우개선과 장병 복지 증진, 한국형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및 AI(인공지능)·드론·로봇 투자 등 첨단무기 연구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입된다.

사회안전망 강화에 필요한 예산도 상당 부분 증액된다.

기초생활보장을 위한 생계급여액이 4인 가구 기준 월 207만8천원, 1인 가구 82만1천원으로 각각 12만7천원, 5만5천원 인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도 시범적으로 도입된다.

내년에 인구감소 지역 6개 군을 공모해 주민 24만명에게 월 15만원을 지급할 계획으로, 해당 예산으로 1천703억원이 배정됐다.

7세 이하 모든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지급되는 아동수당은 내년엔 8세 아동도 받을 수 있게 된다.

고령화 대응을 위한 정부 예산도 올해 25조6천억원에서 내년 27조5천억원 규모로 늘어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