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동결...이창용 "집값 안정 더디다"

입력 2025-08-28 14:47
수정 2025-08-28 14:48

한국은행은 오늘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한 배경으로 서울 집값과 가계부채 리스크를 지목했습니다.

다만, 한 명의 금통위원이 이달 금리인하 의견을 제시했고, 나머지 대부분 금통위원들도 석달 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소비가 일부 회복되고 관세 불확실성도 완화됐다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1%포인트 상향 조정했습니다.

한국은행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예원 기자, 이번에도 금리 동결을 결정했습니다. 부동산과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여전했던 거죠?


네, 맞습니다.



이창용 총재는 정부의 6.27 가계부채 대책이 상당한 효과를 나타냈다면서도, 과거 부동산 대책 직후와 비교하면 안정화 속도가 다소 더딘 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수도권 집값 과열은 진정됐지만, 서울 일부 지역에서 높은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 총재는 "수도권 주택 가격과 가계부채 추이가 충분히 안정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유동성을 과다하게 공급해 집값 상승 기대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거고요.

그러면서 금리로 집값을 잡을 수는 없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정부 부동산 정책의 효과를 주기 위해서 시간적 여유를 잡아줄 뿐이라는 거고요.

공급 등 추가 부동산 대책을 마련할 경우에 정책 공조를 염두해 이번엔 금리를 동결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렇지만, 다행히 경기 상황은 조금은 나아진 걸로 평가했습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에서 0.9%로 소폭 상향했는데요.

2차 추경, 경제심리 개선으로 소비 회복세가 예상보다 커졌기 때문이고요. 반도체 경기 호조에 더해 자동차 수출 역시 양호하다는 점이 반영됐습니다.

다만, 건설경기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이 총재는 최근 저성장의 가장 큰 원인으로 건설경기 부진을 꼽기도 했는데요.

한은이 올해 건설투자가 전년보다 8.3% 악화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건설경기를 제외하고는 우리나라 경제가 조금은 나아지고 있는 상황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6% 그대로 유지가 됐습니다?


네, 이 총재는 "내년 상반기까진 낮은 성장률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개선 흐름은 이어지고 있지만,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수출 둔화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인데요.

한은은 오늘 경제전망에서 미국과의 관세협상이 비교적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평균 관세율만 보면 15% 내외 수준으로,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을 각각 0.45%p, 0.6%p 낮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 총재는 반도체 관세 수준이나 미·중 무역 협상 전개 등 향후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국 현지 생산 확대 과정에서 노사 갈등이 불거질 수 있고, 석유화학·철강 등 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사회적 갈등도 경기 하방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여전히 경기 하방 요인이 많은 상황입니다. 한은의 추가 인하 여력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는데 이 총재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이 총재는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내년 상반기까지 낮은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건데요.

다만, 이는 내년 성장률 1.6%가 전제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성장률이 낮아질 경우,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이 부각되고, 반대로 높아지면 완화 기조를 조기에 마무리할 수 있다는 뜻인데요.

내년 상반기까지 최소 2번의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경제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이날 금통위원 6명 중 5명도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들은 잠재 수준보다 낮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지난 7월 당시 4대 2와 비교하면 한 달여 사이 3개월 내 금리 인하 의견이 1명 더 늘어난겁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은행에서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영상취재: 이성근, 영상편집: 노수경, CG: 김민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