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의 변신…10조 지방간염 치료제 각축전 [바이탈]

입력 2025-08-28 17:58
수정 2025-08-28 17:58

비만 치료제로 잘 알려진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가 최근 미 FDA로부터 새로운 질병 치료제로 승인받았죠.

바로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hepatitis, MASH)입니다.

FDA가 승인한 두 번째 MASH 치료제다 보니, 후발주자도 기대되는 상황인데요.

산업부 김수진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김 기자, MASH는 어떤 질환이길래 위고비가 효과가 있는겁니까?


건강검진 후 '지방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신 분 많을겁니다.

대부분 비알코올 지방간을 뜻하는데, 국내 성인 10명 중 3명꼴로 앓고 있는 흔한 질환입니다.



술을 많이 먹어서 생기는 알코올성 지방간과 달리, 비만·당뇨 등 대사 문제로 간에도 지방이 껴 있는 상태(간세포의 5% 이상)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초음파로 보면 지방 때문에 간이 좀 더 하얗게 보이죠.



이 비알코올 지방간에서 조금 더 발전한 형태가 MASH입니다.

축적된 지방에서 간에 해로운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나오기 때문에, 일부에서 MASH같은 간염이나 간경변으로 진행하는 겁니다.


비만이나 당뇨가 원인이라고 했으니, 위고비가 치료 효과가 있는거군요.


지방간, 지방간염 환자에게 의사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체중을 줄여라'는 겁니다.

약간 줄여서는 효과가 없고, 눈에 띄게 감량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본인 체중의 약 10%를 감량하면 대부분 호전되거든요, 너무 긴 기간이 아니라는 가정하에.

운동과 식이요법만으로 이렇게 감량하기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위고비 같은 경우 약 68주 정도 쓰면 10%를 감량할 수 있다는 임상 결과가 있다보니, FDA로부터 두 번째 MASH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겁니다.


첫 번째 약물의 승인이 지난해 3월이라면서요?

위고비가 올해 두 번째로 승인된 걸 감안하면, 치료제 시장이 이제 막 생긴건데 업계에서는 꽤 커질 걸로 보고 있다죠?


첫 번째 MASH 치료제는 마드리갈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성분명 레스메티롬)'입니다.

레즈디프라의 지난해 매출을 보면 2,600억원 수준입니다.

아직 유럽에는 진입하지도 않은 상태의 매출임을 감안하면 더 커질 전망입니다.


이 정도면 제약사 입장에선 꽤 탐나는 시장이겠습니다.


실제로 미국 인구의 5%는 MASH 환자라고 하죠.

국내 환자 수는 50만명 이상이고요,

비만 유병률이 늘어나는 것 처럼 MASH 환자 역시 늘어나는 추세라 시장성은 충분합니다.



규모를 살펴보면 글로벌 기준 지난해 78억 달러에서(약 11조원)에서 오는 2030년 약 318억 달러(약 42조원)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 있는 치료제 2개가 다 해외 제약사 제품인데 국내사 개발 현황은 어떻습니까?


한미약품이 지난 2020년 머크(MSD)에 기술이전한 'MK6024(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과 한국에서 글로벌 임상 2상 진행 중이고요, 올해 중 임상이 끝날 전망입니다.

관련해 머크는 지난해 JP모건에서 올해 말에 임상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늦어도 내년 초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MK6024가 위고비와 비슷한 GLP-1 계열 약이거든요.

여기다 글루카곤(GCG) 수용체까지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작용제라, 업계에서는 기대가 큽니다.

임상 2a상 결과를 살펴보면 24주차에 지방간 감소율 72.7%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디앤디파마텍 역시 GLP-1, GCG 이중작용제 후보물질 'DD01'의 임상 2상을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1차 평가지표 유의성은 확보한 상태고요, 12주차에 지방간 감소율 62.3%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른 경쟁약물 대비 단기간 내에 효과를 보여줬다는데 주목할 만 합니다.

디앤디파마텍 측은 임상 결과를 토대로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이전하는 걸 노리고 있습니다.

올릭스의 경우 릴리에 총 6,300만 달러 규모로 기술이전한 RNA 간섭 플랫폼 기반 후보물질 'OLX75016'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방간 크기를 줄이는 것 외에도 간경화 치료에 대한 부분까지 설계한 후보물질이죠.

현재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고, 내년 상반기 1상 결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그 외에도 동아에스티의 루보물질 'DA-1241'는 임상 2상을 진행 중이고요, 최근엔 다른 치료제와 병용해 썼더니 염증과 섬유화에 관여하는 간 유전자 발현을 개선했다는 비임상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국내사들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아직 FDA 승인 치료제가 2개뿐인만큼 개발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는지가 관건입니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편집:정윤정, CG:정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