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시험대 오른 AI 랠리, 월가의 두 가지 질문 [ 한경, 월가 IB리포트 ]

입력 2025-08-26 08:33
수정 2025-08-26 08:33


(서울=한국경제TV) 박지원 외신캐스터 = 파월 의장의 비둘기적 발언으로 촉발된 시장 랠리가 뜨거운 가운데, 월가의 시선은 이번 주 향방을 결정지을 두 개의 핵심 질문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첫째는 AI 랠리의 선두주자 엔비디아가 시장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킬 것인가이며, 둘째는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시작된 랠리의 온기가 AI 빅테크를 넘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인가입니다.

운명의 시험대 오른 엔비디아, 월가의 3대 관심사



이번 주 시장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단연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발표입니다. AI 붐 2주년을 맞아 발표되는 이번 실적은 향후 AI 랠리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시험대로 여겨집니다. 월가는 특히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무기 '블랙웰'의 판매량: 지난 1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의 70%를 차지하며 27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블랙웰 라인의 판매량은 엔비디아의 기술 리더십을 증명할 핵심 지표입니다. 이번 분기 얼마나 더 성장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미래에 대한 자신감, 3분기 가이던스: 과거 실적보다 중요한 미래 전망, 즉 가이던스에 대한 기대가 높습니다. 월가는 3분기 매출이 50% 성장한 527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엔비디아가 2분기 호실적과 함께 3분기 가이던스까지 상향 조정한다면 시장의 AI 낙관론은 더욱 증폭될 전망입니다.

'중국 문제'의 해법: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로 인한 불확실성은 엔비디아의 아킬레스건이었습니다. 월가는 엔비디아가 이번 가이던스에서 중국 수출용 칩(H20) 매출을 제외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만약 예상과 달리 H20 매출이 가이던스에 포함된다면, 키뱅크는 가이던스가 20~30억 달러 상향될 수 있는 '엄청난 서프라이즈'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걱정보다 기대"…월가 89%가 '매수' 외치는 이유



이러한 우려에도 월가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투자은행 스티펠(Stifel)은 목표주가를 212달러로 상향하며 현재 주가보다 19%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스티펠이 이처럼 자신하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쌍끌이 엔진' 성장: 신제품 GB300의 주문이 폭주하는 동시에 기존 주력 제품의 수요도 견고해, 신구 제품이 모두 성장을 이끄는 '쌍끌이 엔진'이 가동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해소된 중국 불확실성: 최근 미국 정부와의 '15% 세금' 합의로 중국 사업의 불확실성이 오히려 제거되었으며, 정해진 규칙 안에서 새로운 매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생겼다고 긍정적으로 분석했습니다.

독보적 리더십과 가격 매력: "AI 인프라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리더십에 도전할 자는 없다"고 단언하며, 1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시장의 독점적 지배자로서 현재 주가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스티펠뿐만 아니라 월가 전반의 시각도 비슷합니다. 엔비디아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65명 중 89%에 달하는 58명이 '매수' 또는 '강력 매수' 의견을 제시했으며, '매도' 의견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랠리 확산이냐, 기술주 독주냐…월가의 논쟁

엔비디아 실적이 단기적인 방향을 결정한다면, 월가의 또 다른 관심사는 랠리가 시장 전체로 퍼져나갈지 여부입니다. 전문가들은 '진짜 경제의 귀환'을 기대하는 '랠리 확산론'과 '결국 답은 AI'라는 '기술주 집중론'으로 나뉘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랠리 확산론'을 지지하는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수혜를 입을 소외주에 주목합니다. 웰스 컨설팅 그룹은 모기지 금리 하락 시 주택건설주의 수혜를, DCL은 항공기 부품업체 트랜스다임과 같은 산업재를, 씨티그룹은 가민, 덱스컴 등 핀테크 및 웨어러블 기술 기업을 유망주로 꼽았습니다.

반면, 월가의 대표적 기술주 강세론자인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는 "랠리가 일부 확산될 수는 있지만, 진짜 성장은 여전히 AI 혁명에 집중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최근 제기된 'AI 버블' 경고를 '사소한 소음'으로 일축하며, '위험 선호' 환경은 완벽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시장은 현실의 우려를 딛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고위험 주식을 담은 ETF(SPHB)가 시장 수익률의 2배를 기록한 것은 시장이 다시 '공격적인 투자' 모드로 전환했음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이번 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월가의 두 거대한 담론의 향방을 결정할 중대한 변곡점이 될 전망입니다.

<작성자: 박지원 외신캐스터></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