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개인 여행에 밀려 주춤했던 패키지여행 수요가 예기치 않게 늘어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은행 바클리스가 낸 소비자 통계에서 지난 17개월 가운데 전년 동월보다 여행사 소비가 늘어난 달은 13개월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5월에는 여행사를 통한 예약 건수가 전년 동월보다 11% 늘었다.
온라인 전용 여행사 러브홀리데이스는 지난 회계연도에 500만 명에 대한 예약을 처리했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의 4배 수준이다.
컨설팅 업체 OC&C는 영국과 아일랜드, 독일의 패키지여행 시장이 2024년 490억 파운드(91조8천억원)에서 2028년 670억 파운드(125조5천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추세처럼 영국에서도 패키지여행의 인기는 인터넷 발달로 휴가객들이 직접 검색과 예약을 하게 되면서 하락세였다. 2019년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여행사였던 토머스 쿡이 문을 닫을 정도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10∼15년 전만 해도 패키지 여행사들은 사라질 것 같았다"며 "그런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여행사들이 '르네상스'를 맞이한 것은 글로벌 전쟁부터 산불, 항공사 또는 공항 파업까지 '변수'가 많아지면서 휴가객들이 지연이나 취소를 우려하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항공편 등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개인적으로 예약한 것보다 여행사를 통할 때 변경이나 환불이 더 쉽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은 법적으로 '패키지여행 지침' 규정을 두고 소비자를 보호한다.
도나 레티프 러브홀리데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무슨 일은 언제나 일어난다"며 "그럴 때 우리는 손님을 다른 곳으로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리치 로빈슨 바클리스 여행·레저 책임자도 패키지여행의 재부상이 상품의 다양성 때문이 아니라 휴가를 망칠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면서 "여행 취소를 경험해본 사람들은 보호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