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이 사상 처음으로 4,900달러선을 돌파했습니다.
파월 미 연준 의장의 금리 인하 시사도 투심에 불을 붙였지만, 그보다 최근 이어지는 이더리움의 최고가 행진은 스테이블코인에 기반하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스테이블코인 기획 세번째 시간, 오늘은 스테이블코인의 활용도와 범용성, 그리고 위험에 대한 논쟁점을 짚어보겠습니다.
조연 기자입니다.
국경을 넘는 송금과 지급결제수단에서 파괴적 혁신을 불러올 것이라며 부상한 스테이블코인.
하지만 실상 스테이블코인 유통량의 88%는 가상화폐 거래로 집중되어 있습니다. (자료: 아폴로)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가운데 90% 이상이 달러화에 연동돼 있고, 그 중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의 유통량 절반(52%) 가량은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자료: 디파이라마)
최근 6개월간 88% 오른 이더리움 상승세엔 현물 ETF 출시도 있지만, 이더리움 생태계 내에서 다양한 금융자산이 토큰화돼 스테이블코인으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앤드류 베어 코인데스크 인덱스 이사 : 스테이블코인을 진정한 '블록체인 킬러 앱'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편리성을 제공하면서도 투자자들이 별다른 교육이나 기술적 이해 없이 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번 블록체인에 돈을 움직이게 되면, 그것이 스테이블코인 자체로든, 또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로 투자됐든, 그 자산은 온체인에 머무르기 마련입니다. 현재 약 2,500억 달러 규모의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는 앞으로 몇배 증가하는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더 많은 자금이 온체인에 자리 잡고, 체계적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블랙록은 이더리움 상에서 토큰화된 미 국채로 수익을 얻는 디지털유동성펀드(BUIDL)를 가장 먼저 출시했고, 지니어스 법안 발의에 맞춰 1500억 달러 규모의 재무부 펀드, 머니마켓펀드(MMF)도 새롭게 내놓았습니다.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 200가지가 넘는 미국 주식과 ETF가 토큰화돼 거래되고 있고, 최근 뉴욕증시에 입성한 기관 전문 가상자산 거래소 '불리시'는 IPO 공모자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만 조달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자산의 토큰화'로 열린 실물연계자산(RWA) 시장이 커지는 만큼, 이 곳의 화폐인 스테이블코인 역시 미국만의 것이 아닙니다. 신흥국들은 실전 단계 돌입했고, 유럽과 일본, 그리고 중국까지 발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CBDC 사업을 담당했던 오프에셋의 김경업 대표도 "한국 기업들이 공정하고, 공평하게 경쟁하려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미래 금융 인프라에 올라가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합니다.
[김경업 오픈에셋 대표: 온체인이라는 새로운 범용적인 플랫폼이 나온 것입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수초 안에 금융상품을 서로 사고 팔 수 있게 됩니다. 결국은 우리가 증권사에서 사고 파는 금융상품이 크립토화가 된다고 볼 수 있죠. 그러니까 온체인상의 원화를 우리 손으로 발행을 안전하게 하고 활성화를 시켜봐야겠다란 관점에서..]
김 대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안전하게 발행할 수 있는 기술력과 운영 경험을 갖춘 발행사, 그리고 현재 원화 기반 가상자산 거래소 만큼의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과 트래블룰 준수 등 규제 체계가 정비된 유통사, 두 축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스테이블코인이 가상화폐로 자금 쏠림 현상을 가속화 시키고, 불법 거래와 자본 유출의 수단이 되기 쉽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신현송 BIS(국제결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익명으로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드는 특성 때문에 규제를 우회한 자금 세탁 등 범죄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환율 변동성이 높고 자본 유출에 취약한 나라에선 자국 통화 스테이블코인이 유출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21일, 세계경제학자대회)
과거 일부 사례처럼 해킹 등의 리스크로 '코인런'이 벌어질 수 있고, 달러 스테이블코인 수요 증가에 따른 외환 관리 혼란, 또 준비자산에 필요한 단기 국고채 발행 역시 제도 개선이 선제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을 선두로 한 온체인 금융 플랫폼이 열리는 가운데, 한국 역시 제도화를 넘어 방향성과 활용도를 명확히 해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