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닐 위크라메싱게(76) 전 스리랑카 대통령이 정부 예산 유용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22일(현지시간) 현지 방송 등 보도에 따르면 위크레메싱게 전 대통령은 재직 중인 2023년 9월 아내의 대학 행사 참석을 위해 개인적으로 영국을 방문하면서 정부 자금을 쓴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그는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77개 개발도상국 그룹(G77) 회의에 참석한 뒤 귀국길에 영국에 들러 울버햄프턴대학에서 열린 아내 마이트리 위크라메싱게의 명예교수 임명식에 참석했다.
경찰은 그가 사적인 방문을 위해 나라 예산을 사용했고 그가 데리고 간 경호원들도 국가로부터 급여를 받은 것으로 보고 기소할 방침이다.
그는 1993년부터 스리랑카 최다인 5차례에 걸쳐 총리직을 지냈다. 이후 장기 집권한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2005∼2015년 재임)과 동생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대통령(2019∼2022년 재임) 형제가 2022년 국가부도 사태로 권좌에서 물러난 뒤 대통령직을 맡았다.
위크레메싱게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국제통화기금(IMF) 요구에 응해 긴축 정책을 실시, 경제를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열린 대선에서 좌파 인민해방전선(JVP) 소속 아누라 디사나야케(56) 현 대통령에게 패해 물러났다.
부패 척결을 내걸고 집권한 다사나야케 정부는 라자팍사 정권 당시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반부패 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