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파 사건에 가담한 것으로 여겨지는 우크라이나인 용의자가 이탈리아에서 체포됐다고 독일 연방검찰이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전날 밤 이탈리아 동부 해안 도시 리미니에서 현지 경찰이 우크라이나 국적 세르히 K(49)에 대해 유럽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이들이 독일 동북부 로스토크에서 가짜 신분증으로 소형 선박 안드로메다호를 빌려 범행을 저질러 반헌법적 파괴공작, 건조물 파괴 등 혐의로 영장을 발부받았다는 것이다.
용의자가 가족과 함께 이탈리아를 찾았다 숙소에 체크인하는 과정에서 현지 경찰에 행적이 알려졌다고 이탈리아 안사통신이 전했다.
노르트스트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수송하는 약 1천200㎞ 길이의 해저 가스관으로, 2022년 9월 노르트스트림 1·2 가스관 4개 중 3개가 폭발해 가동이 중단됐다.
이에 독일 검찰은 안드로메다호를 타고 발트해로 나가 가스관에 폭발물을 장착한 우크라이나 국적자들을 특정해 수사를 진행했다. 작년에도 다른 용의자가 폴란드 바르샤바 외곽 프루슈쿠프에 머무르는 사실을 확인하고 폴란드 당국에 체포를 요청했지만 무산됐다. 결국 이 용의자는 우크라이나 대사관 차를 타고 국경을 넘어 본국으로 도주했다.
폭파 공작은 우크라이나 군인 2명과 민간 잠수부 4명이 실행한 걸로 알려졌다. 체포된 세르히 K가 전직 대위로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인 보안국(SBU)에서도 근무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 정보당국이 파괴공작을 주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소속 로만 체르빈스키 대령이 작전을 짰고 발레리 잘루즈니 당시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현 영국 대사)이 지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한 바 있다.
노르트스트림은 전쟁 전 유럽 전체 가스 소비량의 14%를 운송했다. 우크라이나는 노르트스트림이 결과적으로 러시아에 전쟁자금을 벌어줬다고 비판해 왔다. 체르빈스키는 지난해 슈피겔 인터뷰에서 "노르트스트림은 군사 목표물이었다"며 가스관 폭파는 전쟁 중 합법적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