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세 전설', 스몰 럭셔리 돌풍 일으킬까

입력 2025-08-21 11:12
수정 2025-08-21 14:48


에르메스, 샤넬보다 더 비싼 '고가 전략'으로 뷰티 시장 진출을 선언한 루이비통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평가받는 팻 맥그라스(Pat McGrath)를 뷰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 '스몰 럭셔리'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루이비통은 최초의 뷰티 컬렉션 '라 보떼 루이비통'을 오는 25일 각국에서 온라인으로 예약받고 29일에는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일 발표된 '라 보떼 루이비통' 출시와 관련해, "200억 달러 메가 브랜드 루이비통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며 팻 맥그라스를 영입했다"며 "54세의 맥그라스는 20년 이상 루이비통의 패션쇼와 협력해 왔으며 패션업계 추종자들로부터 '어머니'라고 불린다"고 비중있게 소개했다.

맥그라스는 앞서 조르지오 아르마니, 돌체 앤 가바나의 뷰티 라인에 주도적 역할을 했고, 2015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 '팻 맥그라스 랩스'를 출시했다. 2021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메이크업 아티스트 최초로 '데임'(Dame) 작위를 받기도 했다.

맥그라스는 컬렉션 론칭 당시 "화장품은 단순한 제품이 아닌 감각적인 경험"이라며 "탁월한 장인 정신과 창의성 그리고 혁신이 결합한 이번 여정으로 럭셔리 뷰티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명품 뷰티시장은 샤넬, 에르메스, 프라다, 셀린느에 이어 루이비통까지 가세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루이비통의 컬렉션은 립스틱, 립밤, 아이섀도우 등 세 가지 카테고리로 구성했다.

가격은 립스틱과 립밤은 개당 160달러(약 22만원), 아이섀도는 250달러(약 35만원)로 각각 책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에르메스 립스틱 가격이 공식 사이트 기준 10만원 안팎, 샤넬 립스틱 가격이 5만∼7만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루이비통 제품은 이의 2~3배 수준으로 초고가인 셈이다.

WSJ은 루이비통의 뷰티 시장 진출에 대해 "루이비통을 비롯한 명품 산업 전반이 다양한 면에서 압박을 받는 시점에 결정됐다"며 "시장 분석가들은 뷰티 라인 확장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고 호기심 많은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접근 기회를 제공하는 방법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실제 루이비통을 보유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22%나 줄어들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몽클레르도 실적 보고서에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다고 발표해 업계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에 대한 투자업계의 우려를 키웠다.

이 같은 부진이 장기적인 변화를 반영하는지는 현재로선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대형 럭셔리 브랜드가 소규모 신생 브랜드에 자리를 빼앗기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는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사진=루이비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