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통 크게 쐈다'…2.8조원 출자

입력 2025-08-19 11:03
수정 2025-08-19 11:15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주식을 사들인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이를 위해 20억 달러(약 2조8천억원)를 출자한다고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이번 계약에 따라 인텔 보통주를 주당 23달러(약 3만1천940원)에 매입할 계획이다. 이는 18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인텔 마감가(23.66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인텔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18일 시가총액(약 1천36억달러)에 근거하면 소프트뱅크그룹의 지분은 2%를 살짝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그룹은 인텔의 6대 주주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반도체는 모든 산업의 기반이며 인텔은 50여년에 걸쳐 신뢰받은 혁신 선도업체"라며 "이번 전략적 투자로 인텔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선진 반도체 제조와 공급이 미국 내에서 더 발전해 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인텔 주가는 3.66% 하락한 23.66달러에 마감한 뒤 시간외거래에선 24.94달러로 5.41% 올랐다.

닛케이는 이번 출자에 대해 "인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출자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소프트뱅크그룹은 미국 행정부와 보조를 맞춰 미국 첨단 반도체 생산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해설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경영난을 겪는 인텔의 지분을 10% 취득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18일 보도했다.

소식통은 연방 정부가 반도체법에 따라 인텔에 제공된 보조금의 일부나 전부를 출자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가 실행되면 미국 정부는 인텔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인 지난해 11월 미국 상무부는 인텔에 최대 78억6천500만 달러(약 10조9천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인텔은 군용 반도체 생산을 위해 30억 달러의 보조금을 따로 받을 예정이다.

인텔의 현재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하면 보조금이 전액 지급될 경우 인텔 지분 10%를 취득할 수 있다.

인텔에 대한 보조금은 프로젝트 단계별 성과에 따라 순차적으로 지급되는데 올해 1월 기준으로 지급된 보조금은 22억 달러다.

다만 구체적인 지분 규모나 행정부가 실제로 계획을 추진할지 여부는 아직 유동적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연방 정부의 인텔 지분 인수는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과 립부 탄 인텔 CEO의 면담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인텔 지분 취득 검토는 최근 국방부가 희토류 생산업체 MP머트리얼스에 4억 달러를 투자해 우선주 15%를 취득하겠다고 밝힌 것과 유사한 형태다. 이는 전례 없는 조치로, 이 거래로 국방부는 MP머트리얼스의 최대주주에 오른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