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이 최근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올해 2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20억 6,6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으며, 매출은 423억 7,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64억원으로 3년 9개월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51억원, 매출은 904억원이었다.
1960년 부광상사로 시작한 부광약품의 대표 의약품은 국산 11호 신약 간염 치료제 '레보비르', 간질환 치료제 '레가론', 당뇨병 합병증 치료제 '덱시드'·'치옥타시드', 빈혈 치료제 '훼로바' 등이다. 지난해에는 조현병·양극성 장애 신약 '라투다'를 출시했다.
●인재영입 추진…'확 바뀐 경영 스타일'
탄탄한 의약품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지만, 지난 3년(2021~2023년)간 실적은 부진했다. 2023년은 연결기준 375억원, 별도기준 17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회사는 인재영입을 추진했다. 바로 2024년 초 합류한 김성수 부광약품 부사장이다. 그는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일 PWC를 거쳐 2017년 EY한영에 합류했다. EY한영에서는 감사본부 파트너로 재직하며 재무 건전성, 내부통제, 오퍼레이션 및 디지털 분야 등을 담당했다.
김 부사장이 사업총괄로 오면서 경영 방식은 달라졌다. 내부에서 김 부사장을 '흑자전환 주역'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성과·지속성·가능성 3P전략 통했다
김 부사장은 한국경제TV와의 인터뷰를 통해 "'3P' 즉 Performance(성과), Persistence(지속), Possibility(가능성) 이란 전략으로 임직원과 소통, 회사를 변화시켰다"며 "다양한 전략적 조치가 없었더라면 적자는 계속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과 중심의 경영 도입으로, 이전의 부광약품에서는 없었던 규모의 각종 인센티브·포상 제도가 생겼다. 일례로 과거 영업부서의 분기별 인센티브가 100만원 수준이었다면 이를 10배 늘렸다. 현재는 1,000만원 이상 수준이다. 김 부사장은 "일하는 사람에게는 성과의 보상이 뒤따른다는 원칙을 조직에 심었고, 노력하면 대우해주는 구조를 만들었더니 조직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게 눈에 보였다"고 설명했다.
유통 재고, 매출채권, 할인율, 반품률 등 주요 지표도 개선했다. 원가율과 반품률도 줄였다. 특히 원가율은 약 10% 줄여, 56억원 수준의 비용을 절감했다는 설명이다.
경연 인프라도 개선했다. "그룹웨어, 웹보드, 계약 및 법무 관리업무 등 회사의 기반을 다질 수 있는 투자는 모두 진행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게 김 부사장 설명이다.
●신약 개발·직원 소통 지속 투자 예정
지속성 전략으로는 '미래 가치'를 바라봤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나온 성과로 신약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신약 개발 제약사로 발돋움하는 게 목표"라며 "최근 R&D에 매출 대비 56%인 903억원을 투자했으며, 이는 지난해보다 더욱 확대된 규모"라고 밝혔다.
부광약품 자회사 콘테라파마는 파킨슨병 치료제 'CP-012'와 카나반병 치료제 'CP-102' 등의 수익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후보물질에 집중하고 있으며, 각각 임상 1b상, 전임상 후보물질 선정 단계에 있다.
가능성 전략은 '직원 중심'과 관련됐다. 김 부사장은 "성과의 가능성은 직원과 함께할 때 가능하다"며 "안주하지 않고, 성장하기 위해 직원의 가능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소통을 강화했고, 그 결과 처방-판매-생산 사이 연계가 강화돼 유통 재고 관리가 원활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 부서장은 임직원 소통 강화를 위해 취임 이후 정기 회의체를 구성하고, 임직원 대화의 장인 '타운홀 미팅'을 새롭게 만들어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소통과 협업이 부광약품의 조직문화로 자리매김하게 만들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김 부사장은 경영 철학을 묻는 질문에 '자강불식(自强不息)'과 '가여낙성(可與樂成)'이란 두 사자성어를 언급했다.
그는 "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는다는 뜻의 자강불식은 안주하지 않고 성장해야 할 부광약품 임직원이, 더불어 성공을 즐길 수 있다는 가여낙성은 스스로 마음에 새겨 임직원들과 더욱 소통하고 협업하겠다는 의미"라며 "지속가능한 경영은 성과로, 이 성과는 직원을 넘어 주주들에게도 이어질 것이며 향후 국내 20위권 제약사 도약을 자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