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이 일반석과 비즈니스석 중간 등급의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속속 도입하는 추세다. 일반석 대비 넓은 공간과 고급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 '가성비'를 내세운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9월 중순부터 B777-300ER 11대에 프리미엄석 40석을 신설해 중·단거리 노선에 운항한다. 일반석보다 1.5배 넓은 좌석(간격 39~41인치, 너비 19.5인치)이 제공되고, 모든 좌석에 다리·발받침대가 장착된다. 비즈니스석 56석은 40석으로 줄이고 프리미엄석을 도입한 첫 사례다. 좌석 배열은 2-4-2다.
기내 서비스는 프레스티지석과 동일 급으로, 주요리와 디저트, 와인 등 고급 메뉴가 제공된다. 일등석·프레스티지석처럼 사전 기내식 주문도 가능하다. 가격은 일반석 정상 운임의 약 110%이며, 할인 적용 시 일반석 대비 1.5배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17년부터 A350 기종에 이코노미 스마티움석(36석, 앞뒤 36인치)을 도입했다. 장거리 노선 고객에 비즈니스 라운지 서비스도 제공하며 꾸준한 수요를 보였다.
제주항공은 2017년부터 '비즈니스 라이트' 좌석(737-8, 737-800 등 6대)에, 에어프레미아는 2021년 취항 당시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두었다가 최근 '와이드 프리미엄'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진에어·티웨이항공도 각각 '지니 비즈'(간격 40인치)와 '수퍼 프리미엄 존'(34석)을 운영 중이다.
해외는 30년 전부터 도입이 활발하다. 에바항공(1992년), 영국항공(2000년), 일본항공(2008년), 델타항공(2017년) 등 대형 항공사들이 운영하며,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좌석 경쟁력과 높은 수익성으로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 도입은 좌석 단위당 수익 극대화와 중간층 고객 확보, 높은 탑승률로 이어진다. 델타항공은 올해 상반기 프리미엄석 매출이 전년 대비 6% 증가(106억달러)했고, 2027년엔 일반석 매출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규왕 한서대 교수는 "항공사들의 좌석 점유율 제고와 승객의 합리적 비용·쾌적함이 맞물리며, LCC까지 프리미엄석 확대에 나서는 등 산업 지형이 변화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