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해킹으로 2천500억 손실…"AI로 반전"

입력 2025-08-06 17:58
수정 2025-08-06 17:58
매출 19.%, 영업익 37.1% 각각 감소
"하반기 영향 더 클 것"

유심 해킹 사고 여파로 SK텔레콤이 부진한 2분기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위약금 면제와 과징금 이슈가 남아있는 만큼 하반기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지만, AI 사업을 중심으로 반전을 꾀한다는 구상입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장슬기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장 기자, 이번 2분기는 역시나 해킹 사고 영향이 컸죠?


그렇습니다. SKT의 올 2분기 매출은 1.9% 감소한 4조3,388억원, 영업이익은 37.1% 감소한 3,383억원을 나타냈습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무려 76% 줄어든 832억원에 그쳤습니다.

SKT는 유심 교체와 대리점 손실보상에 대한 비용으로 약 2,5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SKT는 사고 이후 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심 보호서비스 무료 가입과 함께 유심 무상교체를 실시했죠.

2분기 실적엔 2,300만 전 가입자가 유심을 교체할 것으로 가정하고 해당 금액을 모두 비용으로 인식했다는 설명입니다.

과기정통부의 행정지도에 따라 50일간 신규영업을 하지 못 했던 점도 영향을 줬습니다.

SKT는 이날 컨콜에서 올 6월말 기준 가입자가 3월말 대비 약 75만명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본업인 무선통신사업 매출만 371억원이 줄었습니다.

여기에 SKT가 통신사를 이동한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위약금 면제를 결정하면서, 신청 마감인 7월 14일까지 이탈 수는 83만명으로 확대됐습니다.

업계에서는 SKT가 오랜 기간 지켜왔던 점유율 40%선이 2분기를 기점으로 무너졌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반기 역시 실적 악화는 피할 수 없겠네요.


그렇습니다. SKT는 컨콜에서 유심 사고에 따른 영향이 올 하반기에는 더 큰 폭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재무상황에 가장 큰 영향이 예상되는 것은 당장 이달에 이뤄지는 통신요금 50% 할인입니다.

SKT는 지난달 위약금 면제 결정과 함께 5천억원 규모의 고객 보상안을 발표했는데요.

통신요금 할인을 비롯해 데이터 제공, T멤버십 가맹점 할인 확대는 이달부터 12월까지 진행됩니다.

이르면 이달 말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 과징금도 변수입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은 위반행위와 관련이 있는 매출액의 3% 이내에서 부과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SKT의 무선통신 매출이 12조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최대 3천억원대까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SKT는 올해 매출 전망을 17조8천억원에서 17조원으로 하향 조정했고요.

영업익 역시 구체적인 숫자를 밝힐 순 없지만, 전년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국가대표 AI 사업자에 통신사 가운데 유일하게 SKT가 선정됐습니다. 반등 요인이 될 수 있을까요?


지난 4일이었죠, 정부가 독자 AI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프로젝트의 5개 정예팀을 선정했는데요, SKT도 포함됐습니다.

SKT는 유심 해킹사고라는 악재가 있지만, AI 사업을 중심으로 반등을 꾀한다는 목표입니다.

이번 AI 사업에 선발된 팀은 총 240억원 규모의 데이터 구매 비용을 지원받을 것으로 전망되고요.

특히 SKT는 네이버클라우드와 함께 GPU 임대와 운영사로 선정된 만큼 정부가 지원하는 1,500억원 규모의 GPU매출도 향후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SKT는 1천장이 넘는 엔비디아의 최신 칩, 블랙웰을 기반으로 한 GPU 클러스터를 조성해 개발사들에게 공급을 준비 중입니다.

이런 정부지원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기업 이미지 전환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간 통신사업자 이미지가 강해 AI 분야에서 크게 각광받지 못했던 SKT가 AI 모델사업에 있어서 반전을 노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입니다.

실제 SKT는 올 2분기 해킹 사고로 인한 영업익 감소폭이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었는데, AI 사업이 성장하면서 일부 만회를 했습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증가한 1,08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지난 6월엔 아마존웹서비스, SK그룹 멤버사들과 울산에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요.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서울 구로 데이터센터까지 가동률이 높아지면 2030년 이후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산업부 장슬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