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너마저"…정책 믿으라더니 고배당ETF '흔들'

입력 2025-08-05 21:00


이재명 정부 정책 수혜주로 분류되던 고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세제개편안에 담긴 배당소득 분리과세 관련 내용이 시장 기대감을 꺾은 것으로 풀이된다.

5일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후인 이달 1~4일 개인투자자는 국내 상장 배당 ETF 28개를 총 7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올 들어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지만 처음으로 순유출로 전환했다.

배당주 ETF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PLUS 고배당주'는 고점 대비 9.1% 하락했다.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9.0%), KODEX 고배당주(-8.4%) 등 주요 배당 ETF의 낙폭도 컸다.

배당주 ETF는 대표적인 정책 수혜 펀드로 분류됐다.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투자자가 받은 배당소득을 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해 분리과세하는 게 핵심이다.

시장에서는 분리과세가 도입되면 기업 배당이 늘고, 투자자 세금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지만 분위기가 달라졌다.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대상은 전년 대비 현금 배당이 감소하지 않은 상장법인 중 배당 성향이 40% 이상이거나, 배당 성향이 25% 이상이면서 직전 3년 대비 5% 이상 배당이 증가한 기업으로 특정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종목 투자자도 혜택을 보기 어려운 조건이다.

한시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대선 이후 자금이 대거 유입된 대표적인 ETF가 고배당주와 금융주"라며 "기존 개편안보다 까다로운 분리과세 방안이 발표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