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브랜드 아메리칸 이글의 청바지 광고 문구가 인종주의라는 논란이 일어난 가운데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 광고를 찍은 유명 여배우 시드니 스위니(28)를 지지하고 나서자 이 회사 주가가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등록된 공화당원인 시드니 스위니는 지금 가장 '핫한' 광고를 내놨다"며 "아메리칸 이글 광고이고 청바지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힘내라 시드니!"라고 썼다.
이 글 덕분에 이날 뉴욕증시에서 아메리칸 이글 주가는 장중 20% 넘게 올랐다.
아메리칸 이글은 지난달 스위니를 모델로 세운 새 광고 시리즈를 공개했다.
메인 광고 문구로 '시드니 스위니는 훌륭한 진(Jeans·청바지)을 가졌다'를 내걸었는데 청바지를 뜻하는 '진'(jeans)과 유전자를 뜻하는 '진'(genes)이 영어로 동음이의어라 일각에서 인종주의를 조장하는 광고라는 비판이 나왔다.
파란색 눈의 스위니가 시리즈 광고 중 한 장면에서 "유전자(genes)는 부모로부터 자손에게 전달되며, 종종 머리색이나 성격, 나아가 눈 색깔도 결정한다. 내 진(jeans)은 파란색이다"라고 말한 점을 지목해 해당 광고가 백인우월주의, 나아가 나치 독일의 우생학의 내용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다른 한 편에서는 말장난에 불과한 광고 문구에 진보 진영이 '워크'(woke·'깨어있다'는 의미로 진보 진영의 문화 의제를 뜻함) 프레임을 씌워 과장된 해석을 한다고 반박했다.
이를 J.D. 밴스 미 부통령이 민주당 공격 사례로 사용하며 정치권의 논쟁 주제가 됐다.
밴스 부통령은 지난 1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광고문구 논란을 소개한 뒤 "민주당에 대한 제 정치적 조언은 시드니 스위니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을 나치라고 계속 말하라는 것"이라고 비꼬아 말했다.
스위니가 공화당원으로 등록된 사실이 확인되자 트럼프 대통령도 지원 사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스위니는 미국 드라마 '유포리아', '화이트 로터스'를 비롯해 다수 영화에 출연한 톱배우다.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의 글로벌 광고 모델로도 활동해왔다.
아메리칸 이글은 광고 문구가 청바지를 뜻하는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아메리칸 이글은 지난 2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글에서 "'시드니 스위니는 훌륭한 진을 가졌다'는 청바지에 관한 것이고 이전에도 그래왔다"며 "훌륭한 청바지는 모든 사람에게 잘 어울린다"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