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한국경제TV) <박지원 외신캐스터 ></STRONG>
2분기 실적 시즌의 막이 오르며 전 세계 금융 시장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특히 '매그니피센트 7(M7)'로 불리는 7개 빅테크 기업의 성적표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월가의 저명한 기술주 분석가 댄 나일스(Dan Niles)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전격 공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리먼 브라더스 등 유수의 투자은행에서 수석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쌓고, 주요 경제 방송의 단골 패널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그는 "2분기 남은 기간, 이 두 종목에 집중한다"며 자신의 '최선호주(Top Picks)'를 밝혔습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돈의 시장 속에서 그가 발견한 기회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첫 번째 선택: '클라우드의 제왕' 마이크로소프트(MS)
댄 나일스의 첫 번째 선택은 '클라우드의 제왕' 마이크로소프트입니다. 올해 들어 주가가 이미 22% 넘게 급등하며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상황. 일각에서는 가파른 상승세에 대한 부담감과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됩니다.
하지만 댄 나일스는 바로 이 지점에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기회를 포착했습니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주력 사업인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의 성장세가 꺾이며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S&P500 지수가 23% 오를 동안 12% 상승에 그치며 자존심을 구겼습니다.
그러나 반전은 올해 1월, OpenAI와의 협력에서 시작됐습니다. OpenAI의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스타게이트(Stargate)'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위에서 구동된다는 소식은 시장의 의구심을 확신으로 바꿨습니다. 주춤하던 애저의 성장률이 지난 분기부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댄 나일스는 "AI가 이끄는 애저의 성장 효과가 이번 6월 실적을 통해 본격적으로 증명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다만 그는 "모두가 좋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 유일한 경고"라며, 시장의 높은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아닐 경우 주가가 오히려 실망감에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두 번째 선택: 'AI 황태자' 엔비디아
댄 나일스의 두 번째 선택은 명실상부한 AI 시대의 황태자, 엔비디아입니다. 그가 엔비디아를 다시 주목한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명백한 '악재'가 '호재'로 둔갑한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당초 엔비디아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로 막대한 양의 재고를 손실 처리해야 할 위기에 놓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댄 나일스는 "오히려 불확실성으로 낮아진 시장의 기대치가 기회"라며 역발상 투자를 감행했습니다.
그의 예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졌습니다. 미국 정부가 저사양 AI 칩 'H20'의 중국 판매를 허용하면서 막혔던 수출길이 다시 열리는 '보너스 스테이지'가 펼쳐진 것입니다.
더 나아가 댄 나일스는 AI 시장의 무게중심이 '학습(Training)'에서 '추론(Inference)'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을 핵심 투자 포인트로 꼽았습니다. AI 모델을 개발하는 '학습'이 막대한 초기 비용이 드는 '공장 건설'이라면, 우리가 일상에서 AI를 검색하고 활용하는 '추론'은 공장을 24시간 가동하는 '운영 비용'에 해당합니다. 단발성인 건설 비용보다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운영 비용 시장이 훨씬 크고 안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댄 나일스는 거대하고 지속 가능한 '추론' 시장의 중심에 하드웨어(GPU)와 소프트웨어(CUDA) 생태계 양쪽 모두를 장악한 엔비디아가 서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월가 거물의 시선, 'AI가 쓰는 성장 서사'에 꽂히다
댄 나일스의 두 가지 선택은 명확한 공통점을 가집니다. '부진의 늪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클라우드의 제왕, 마이크로소프트'와 '악재를 기회로 삼아 더욱 강력해진 AI의 황태자, 엔비디아'. 두 기업 모두 AI라는 거대한 파도 위에서 과거의 약점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월가 거물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 시장의 미래가 있다는 격언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때입니다.
<박지원 외신캐스터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