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 보관액 1위에 오를 정도로 서학개미들의 편애를 받던 종목 테슬라가 오너 리스크에 어닝 쇼크까지 악재가 겹쳐 주가가 하락하자 서학개미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보관 금액은 지난 23일 기준 218억6천362만 달러(약 30조778억원)로, 해외 주식 보관액 중 가장 많다. 2위인 엔비디아(146억6천312만 달러)와의 격차도 상당하다.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해외 주식 순매수 결제 1위도 테슬라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이고, 2위가 테슬라다.
그러나 주가 흐름은 최근 들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같은 기간 테슬라의 주가는 24.40% 하락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행보에 각종 논란까지 더해진 가운데 어닝 쇼크까지 나타나자 주가도 흘러내렸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약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 법안을 추진한 것에 반대하며 극한 갈등을 겪었다.
최근에는 신당 창당까지 선언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제프리 엡스타인 파일을 처리한 방식에 대해 비판하는 등 더 각을 세우고 있다.
테슬라의 부진까지 겹쳤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발표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이튿날 머스크가 미국 행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 등으로 테슬라가 한동안 힘든 시기를 보낼 수 있다고 말하자 주가는 장중 8%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하장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 발표 직전 형성된 컨센서스의 눈높이는 바닥 수준이었으나 예상치를 하회했다"며 "팬데믹 구간에서의 낮은 할인율과 전기차 시장 성장기 구간이 맞물리면서 세 자릿수 멀티플(배수)을 받아왔으나, 마이너스 성장률을 가져가는 현 시점에서 향후 멀티플 하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본업 성장률의 뚜렷한 반등 내지는 연착륙 속 본격적인 기준 금리 인하 재개 없이는 유의미한 배수 확장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미래 성장 먹거리를 위한 준비 절차는 지속되고 있으나, 이익의 비중과 가시성을 고려하면 가까운 미래에 성장성에 기여할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