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퇴직연금 시장의 투자 트렌드가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 원리금보장형 상품 위주였던 퇴직연금 운용 방식이 이제는 주식, 채권, 펀드 등 실적배당형 투자 상품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습니다. 국내 퇴직연금 규모가 432조원에 육박하면서 증권사로의 자금 이동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장국환 한국투자증권 연금컨설팅부 이사는 "고객들이 퇴직연금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며 "기존에는 은행 정기예금만 고집했는데 최근 들어 정기예금 금리가 낮아지는 추세고 연금자산 운용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에 큰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25일
● 실적배당형 수익률 2배 높아…"섹터형 ETF 분산투자"
문은정 한국투자증권 연금컨설팅부 팀장은 "최근 퇴직연금 투자 패턴이 원리금보장형 상품 비중을 줄이고 투자형 상품을 늘리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 고객들의 투자 자산군 변화 분석에 따르면 현금성 자산과 예금 자산 비중은 축소된 반면, ETF는 9%, 채권은 6%, 수익증권은 4%가 증가하며 전체적으로 실적배당형 상품이 19% 늘어났습니다.
문 팀장은 "저금리 기조와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안정적인 원리금보장형 상품만으로는 노후 자금 마련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퇴직연금 투자의 대안으로 ETF가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ETF는 개별 종목 투자보다 위험이 분산되고, 펀드보다 수수료가 저렴하며 실시간으로 거래가 가능해 시장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증권사를 통한 ETF 직접 매매는 은행에 비해 상품 종류가 약 900개에 달하고, 온라인 거래 고객에게 무료 수수료를 적용하는 등 투자 편의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문 팀장은 "ETF와 채권과 같은 투자형 상품은 증권사에서 거래하는 것이 더 편리하다는 인식이 투자 패턴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익률도 원리금보장상품보다 실적배당형 상품이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팀장은 "지난해 연간 실적배당형 수익률은 9.96% 이었고 그에 반해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은 3.67%였다"며 "5년, 10년 각각의 장기수익률을 봐도 실적배당형 수익률이 2배가량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의 수익률 상위 고객이 보유한 종목을 살펴보면 미국 대표지수인 S&P500과 나스닥100, 그리고 국내 대표지수인 KOSPI 200 ETF로 시장 수익률 추종 전략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장 장기 성장산업인 테크와 밸류체인, 지정학적 이슈로 상반기에 수익률이 높았던 방산·조선 등의 테마 업종 투자도 많았다는 설명입니다.
문 팀장은 "일반 계좌보다 연금계좌가 조금 더 안정적이고 보수적으로 운용되는 특징이 있어 배당주나 금현물, 미국장기 국채 ETF와 같은 종목이 상위권에 포진돼 있는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장 이사는 "테마형 ETF는 조선·방산·화장품과 같은 특정 산업이나 AI·미국테크와 같은 메가트렌드에 집중 투자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높은 편이지만, 연금 계좌의 경우 투자 기간이 길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한다면 이러한 단점이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연금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S&P500과 같은 지수형 ETF와 채권형 ETF 등을 포트폴리오의 중심에 두고 20~30%의 위성자산에 섹터형 ETF를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연간 가입한도 900만원
최근 연금 시장의 또 다른 화두는 바로 '로보어드바이저'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AI 기반 알고리즘이 투자자의 성향과 시장 상황을 분석하여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운용하는 자산관리 서비스입니다. 장 이사는 "시장 상황에 맞는 지속적인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퇴직연금 가입자들에게 로보어드바이저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로보어드바이저는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만 운용이 가능하며, 연간 가입한도는 900만원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엄격한 테스트를 통해 검증된 알고리즘만 출시되므로 안정성과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수익률을 높이는 퇴직연금 투자 전략에 대해 장 이사와 문 팀장은 공통적으로 '분산 투자'와 '장기적인 관점'을 강조했습니다. 장 이사는 "퇴직금의 일정 부분은 ETF와 TDF(타켓데이트펀드)와 같은 다양한 투자 자산에 분산시키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문 팀장 또한 "연금 투자는 절대 어렵지 않다"며 "투자형 상품으로 작게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 해답"이라고 말했습니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개인의 역량만으로 모든 정보를 분석하고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AI 기반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 전략이 될 것이란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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