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메탈 제왕' 오지 오스본이 파킨슨병을 앓은 끝에 22일(현지시간) 향년 76세로 별세했다.
오스본의 가족은 "우리 사랑하는 오스본이 오늘 아침에 세상을 떠났다"며 "그는 가족과 함께 사랑에 둘러싸여 있었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1948년 영국 버밍엄에서 태어난 오스본은 1969년 헤비메탈 그룹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 창단 멤버였다.
블랙 사바스의 자작 데뷔 앨범은 헤비메탈의 빅뱅에 비유된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시끄럽고 밀도 높은 분노로 가득 찬 이들의 음악은 히피 문화를 뒤흔들며 로큰롤의 전환점이 됐다.
밴드의 두 번째 앨범 '파라노이드'에 수록된 '파라노이드'라는 곡은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61위에 오르는 등 여러 면에서 밴드의 대표곡이 됐다.
두 앨범은 잡지 롤링스톤 독자들이 선정한 모든 시대의 최고 헤비메탈 앨범 10위 안에 들었다.
그러나 오스본이 리허설에 늦게 나타나거나 공연을 빼먹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반복하자 블랙 사바스는 1979년 그를 해고했다.
오스본은 이듬해 솔로 아티스트로 '크레이지 트레인', '굿바이 투 로맨스', '플라잉 하이 어게인', '유 켄트 킬 로큰롤' 등 명곡들을 탄생시켰다.
그는 '미스터 크로울리'가 수록된 데뷔 앨범 '블리저드 오브 오즈'를 포함해 2022년까지 모두 13장의 스튜디오 앨범과 5장의 라이브 앨범을 발표했다.
솔로 활동 중에도 그의 기괴한 행동은 멈추지 않았다. 1981년 콘서트 중엔 팬이 무대에 던진 살아있는 박쥐 머리를 물어뜯어 충격을 줬다.
오스본은 미국 케이블 채널 MTV를 통해 방영된 가족 리얼리티쇼 '오스본 가족'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2005년과 2006년 블랙 사바스 멤버 자격으로 각각 '영국 음악 명예의 전당'과 미국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2024년에는 솔로 가수로서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2014년엔 서울에서 내한 공연도 했다.
오스본이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것은 2019년이다. 최근 증상이 악화해 스스로 걷지도 못할 정도였다.
이 때문에 지난 4일 영국 버밍엄 빌라파크에서 연 고별 공연에서는 무대 중앙에 마련된 검은색 왕좌에 앉은 채 노래를 불렀다. 고별 공연에선 블랙 사바스 원년 멤버 전원이 20년 만에 무대에 올랐다.
오스본은 당시 공연 전 인터뷰에서 "오늘은 공연으로서는 작별 인사"라며 "이보다 더 멋지게 떠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