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끝났다…삼성그룹 ETF의 반격 [투자토크]

입력 2025-07-21 17:57
수정 2025-07-21 21:09
<앵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를 기점 삼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삼성그룹주 ETF에 관심이 늘고 있습니다. 올해 압도적인 상승세를 보인 한화그룹주 ETF에 비하면 다소 저조했던 삼성그룹주 ETF가 반등의 기회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먼저 올해 그룹주 ETF 전반적인 현황을 짚어주시죠.

<기자>

올해 그룹주 ETF 시장의 승자는 단연 한화그룹이었습니다. 대표 상품인 PLUS 한화그룹주 ETF는 연초 이후 무려 110%대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ETF는 주가가 급등한 지주사를 비롯해 조선, 방산, 석유화학, 금융 계열사 등 11개 상장사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구성 종목 중 한화시스템(123%), 한화에어로스페이스(122%), 한화솔루션(115%) 등 개별 종목들이 크게 오르면서 해당 ETF의 누적 수익률을 끌어올렸습니다. 뒤이어 ACE 삼성그룹동일가중(34%),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30%)이 30% 넘게, ACE 포스코그룹포커스(23%), TIGER LG그룹+펀더멘털(17%)이 20% 내외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한화그룹 주가 단연 선두인 가운데 2위의 약진이 두드러 집니다. 하지만 여전히 기대한 만큼의 성적은 아니군요.

<기자>

맞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30% 넘게 오른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수치입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그간 한화 관련 ETF가 오를 대로 오른 만큼 다음 그룹주 ETF 시장을 주도할 곳으로 삼성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재용 회장의 무죄 선고로 인한 사법 리스크 완화는 M&A 전략 재개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또 고대역폭 메모리(HBM) 납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삼성전자와 계열사들의 밸류에이션 재평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달 상황은 확연히 다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순매수하고 있습니다.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 8,70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국내 주식 순매수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50.08%로, 지난 4월말(25일) 이후 첫 50%를 넘었습니다. 이는 삼성전자 주가가 더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정리하면 삼성 그룹주 ETF에 삼성전자 비중이 대체로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도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앵커>

하지만 2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은 어닝 쇼크 수준이었습니다. 전망도 녹록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기자>

2분기 저조한 실적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실적 바닥'을 지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최근 미국이 중국에 대한 AI GPU 수출 재개를 허가한 것이 삼성전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서입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엔비디아의 H20칩 중국 수출을 허가한 바 있습니다. H20은 엔비디아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사양을 낮춰 만든 AI 칩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엔비디아 H20 제품에 4세대 HBM인 HBM3를 공급해왔습니다. 따라서 엔비디아의 H20 중국 수출이 재개되면 삼성전자의 HBM 매출도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는 진단입니다. 때문에 이달 중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낸 22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7만 5,800원 선입니다. 현재 6만7천원 선인 걸 감안하면 앞으로 약 13%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겁니다.

<앵커>

그럼 삼성그룹 ETF와 관련해 어떤 상품을 주목해야 할까요?

<기자>

삼성그룹 ETF 가운데서도 앞으로의 성장성을 감안한다면 삼성전자 비중을 많이 담고 있는 상품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전문가들은 KODEX 삼성그룹(26.09%),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25.7%), 한국투자 ACE 삼성그룹SW(24.1%)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들 상품이 삼성전자를 담고 있는 비중이 약 25%입니다. ACE 삼성그룹동일가중도 대표 삼성 그룹 상품으로 분류되지만, 삼성전자 비중이 6%대에 불과합니다. 우선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은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들 중 실적이 견조한 기업들을 담고, 올해 33%의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또 다른 상품인 KODEX 삼성그룹은 시총 1조 원 이상인 삼성전자(약 24.9%), 삼성바이오로직스(약 16.5%) 등을 중심으로 구성, 수익률은 28%입니다. 이 밖에 한국투자 ACE 삼성그룹SW는 상장사 중 시총과 유동성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편입돼 있고, 27%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와 함께 삼성전자 실적 바닥론에 힘입어 삼성그룹 ETF가 하반기 또 다른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김원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