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재벌 죽자 혼외자 3명 등장…"유산 달라" 소송

쭝칭허우 중국 와하하 그룹 창업자가 사망한 지 1년여 만에 혼외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등장해 유산분배 소송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언론 란징신문에 따르면 미국 국적을 가진 3명이 쭝 전 회장의 외동딸이자 현 와하하 CEO인 쭝푸리(43)를 상대로 유산 분배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쭝 전 회장과 전직 임원 두젠잉 사이에서 태어난 혼외 자녀라고 주장했다.

홍콩에서 제기된 소송에서 이들은 쭝 전 회장이 생전에 자신들을 수익자로 지정해 홍콩 HSBC은행에 예치했다는 20억 달러(약 2조8,000억 원)의 신탁자산을 요구하며, 현재 18억 달러만 남아 있고 쭝푸리가 일부를 무단 인출했다고 주장했다. 소송에는 계좌 자산에 대한 처분금지 명령도 포함됐다.

이들은 항저우 법원에는 쭝푸리가 물려받은 와하하 지분 29.4%에 대해 상속권을 요구하는 소송도 별도로 냈다.

중국 매체 봉황망은 이들 3명 외에도 다른 여성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혼외자 3명이 더 있다며, 쭝 전 회장에게 자녀가 7명이라는 주장을 보도했다. 이 중에는 2017년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쭝 전 회장은 생전에 '헝겊 신발을 신은 갑부', '풀뿌리 기업가'로 불리며 검소한 이미지로 대중에게 알려졌다. 그가 개인적으로 쓰는 생활비가 연간 5만 위안(약 970만 원)이 채 안 되었고, 사무실 공간도 50㎡를 넘지 않았다는 일화는 중국 경제성장의 도덕적 상징처럼 여겨졌다.

와하하 그룹은 생수, 요구르트, 콜라 등으로 성공한 대표적 민영 식음료 기업으로, '가족문화'를 핵심 가치로 삼아왔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쭝 전 회장의 이미지와 기업 승계 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와하하의 최대 주주는 지분 46%를 보유한 항저우 상청구 정부며, 쭝푸리가 29.4%, 직원주주회가 24.6%를 갖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혼외자들의 어머니인 두젠잉은 직원주주회 이사장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