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의 경제개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던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FT)가 경기 침체와 투자 부족 등 밀레이 대통령의 경제정책으로 인한 취약성을 비판했다고 아르헨티나 언론들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지난 14일 '강력한 페소화(현지화)에 대한 하비에르 밀레이의 위험한 도박'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밀레이 대통령의 페소화 강세 정책을 다루며 높은 물가와 외화 부족, 경상수지 불균형 및 기업들의 투자 미비를 지적했다고 C5N, 파히나12 등 아르헨티나 언론이 전했다.
밀레이 정부가 지난 6월에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월간 물가상승률(1.6%)을 기록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 억제만 우선시하고 내수 소비 촉진으로 인한 경제 성장, 외환보유고 축적과 환율 안정 등은 등한시했다고 FT는 지적했다.
현지 화폐인 페소화 강세 정책은 실질적 달러 환율을 낮게 유지해 결과적으로 수입이 급증, 중소기업은 어려움을 겪고 실업률은 7.9%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해외 여행자가 단기간에 86% 폭등하면서 관광수지 적자가 커져 경상수지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또 민간 분야가 요구하는 환율 통제의 전면적 철폐와 노동 개혁의 부족으로 투자도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과 200억달러(27조 8천억원) 신규 구제금융에 합의하면서 중앙은행의 외화보유고 강화를 약속했다. 그러나 강(强)페소화 정책 때문에 충분한 외화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FT는 밀레이 대통령이 정치적 합의를 하지 않는 점도 비판했다.
또 이러한 대화 부족이 오는 10월 총선을 앞두고 취약한 경제 프로그램을 위협하는 법안이 통과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며, 경제 프로그램 자체를 흔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외국 언론들은 대체로 밀레이 정부의 경제개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왔다. 물가상승률 억제, 재정 흑자, 그리고 올해 예상된 높은 경제성장률(5.5%)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이에 아르헨티나 언론은 FT의 비판 기사를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