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명산 '금강산', 北 3번째 세계유산 등재

입력 2025-07-13 17:42
수정 2025-07-13 19:09


한민족의 명산인 금강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47차 회의에서 북한이 신청한 금강산을 세계유산으로 확정했다.

정식 명칭은 '금강산'(Mt. Kumgang - Diamond Mountain from the Sea)이다.

지난 5월 세계유산위원회의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금강산에 대해 등재를 권고했다.

위원회는 평가 결과 금강산이 독특한 지형과 경관, 불교의 역사와 전통, 순례 등이 얽혀 있는 문화적 경관으로서 가치가 크다고 봤다.

금강산은 백두산과 함께 한반도의 대표 명산으로 꼽힌다. 태백산맥 북부, 강원도 회양군과 통천군, 고성군에 걸쳐 높이 1천638m의 비로봉을 중심으로 수많은 봉우리와 기암괴석, 폭포와 연못이 어우러진다.

위치에 따라 내금강, 외금강, 해금강으로 나뉘며 다양한 식물 종이 서식하는 생태·자연 자원의 보고(寶庫)이기도 하다.

경관 고고학 전문가인 최종희 배재대 조경학과 교수는 "금강산은 과거 유럽 귀족들의 '그랜드 투어'처럼 사대부나 문인이 꼭 다녀와야 할 필수 코스였다"며 "빼어난 풍광과 더불어 (문인이나 예술가에) 영감을 주는 문화의 산실로서 가치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고려 후기 문인인 이곡이 1349년 금강산과 동해안 지방을 유람하고 지은 기행문인 '동유기'(東遊記)가 전해지고, 조선시대 학자 율곡 이이가 19세에 금강산을 돌아보고 남겼다는 3천자 분량의 시 '풍악행'(楓岳行)도 유명하다.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1676∼1759)은 우뚝 솟은 비로봉과 만폭동 계곡, 기암괴석 등의 절경을 국보 '정선 필 금강전도'로 남기기도 했다.

금강산의 등재는 신청 4년 만에 이뤄졌다.

유네스코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북한 측은 2021년 금강산의 등재 신청서를 냈으나, 당시 코로나19 방역 상황으로 평가가 이뤄지지 못했고 올해 대상에 포함됐다.

이로써 북한의 세계유산은 3건으로 늘어났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북한은 '고구려 고분군'(2004년)과 '개성역사유적지구'(2013년) 등 세계유산 2건과 인류무형문화유산 5건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