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명 숨진 여객기 사고…누가 스위치 껐는지 '미궁'

입력 2025-07-12 17:35
수정 2025-07-12 19:52
엔진 연료 스위치 차단…이륙 직후 엔진 거의 꺼져


260명의 사망자를 낸 에어인디아 보잉 787 드림라이너 여객기 추락 사고의 원인이 이륙 직후 엔진 연료 스위치 차단 때문이었다는 예비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도항공사고조사국(AAIB)은 12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인도 구자라트주 아메다바드 공항에서 이륙한 여객기는 약 3분 뒤 1·2번 엔진의 연료 공급 스위치 2개가 '작동'에서 '차단'으로 전환됐다. 두 엔진으로 연료가 들어가지 않으면서 출력이 급감해 기체 고도가 빠르게 낮아지기 시작했다.

조종실 음성 녹음에는 한 조종사가 "왜 연료를 차단했느냐"고 묻고, 다른 조종사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답하는 장면이 담겼다. 누가 기장이고 부기장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조종사들은 연료 스위치가 꺼진 지 약 10여 초 만에 다시 스위치를 켜 두 엔진을 재점화했으나, 1번 엔진만 살아나기 시작했고 2번 엔진은 충분한 출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한 조종사가 긴급 비상 신호인 '메이데이'를 보냈고, 수 초 뒤 여객기는 추락했다.

연료 스위치가 꺼진 시점부터 '메이데이' 신호 전송까지 걸린 시간은 약 33초였다. 비행 중 연료 스위치를 끄는 것은 엔진 화재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만 사용하는 조치다.

미국 항공안전 전문가 존 낸스는 "제정신인 조종사라면 비행 중에 이 스위치를 절대 끄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이륙 직후에는 더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한 항공우주 엔지니어이자 전투기 조종사는 "조종사들이 연료 스위치를 다시 켜는 데 10여 초씩 걸린 것은 정말 이상하다"면서 "나는 스위치를 다시 켜기 위해 10초도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즉시 그것들을 켤 것"이라고 말했다.

연료 스위치가 왜 꺼졌는지, 누가 조작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추락 여객기의 기장은 15만여 시간의 비행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자 에어인디아 교관이며, 부기장은 3,400시간의 조종 경력을 갖고 있다.

조사관들은 보잉이나 엔진 제작사 GE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할 증거는 아직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AAIB는 추가 조사를 거쳐 1년 안에 최종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