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무엇보다 지난 5월 통방 이후 정책 여건의 가장 큰 변화는 금융안정 측면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과열되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크게 높아진 것입니다.”
여기에 미국과의 관세협상 진행중인데,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EU 등 다른 주요국과의 관세협상 진행도 불확실합니다. 시한으로 주어진 8월 1일까지 협상이 진행될 것이고, 결과와 경제 영향을 미리 알기 어려우니 선제대응하진 않겠다는 것도 동결의 배경입니다.
먼저 집값에 대해선 6.27 대책 이후 주택시장이 다소 진정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이를 반영하기까지는 한두달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최근 석달간 큰 폭으로 증가한 가계부채가 앞으로 한두 달간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기대가 현실이 될 지는 단정하기 어렵고, 결국 집값이 잡혀야 가계부채 문제도 잡을 수 있다는 게 한은 총재 판단입니다. 집값이 계속 오른다면,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수요가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란 설명이고요.
또 집값이 안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근본적인 이유도 설명했는데, 국내 부동산 가격은 저출산과 입시제도와도 상호 연관된 문제이고, 가계부채는 현재 명목GDP대비 비율이 89.4%인데, 소비와 성장을 제약하는 임계수준에 달했다는 평가도 곁들였습니다.
특히 지난해 8월 금리동결 상황과도 비교를 했습니다. 당시에도 집값 급등과 가계부채 급증 현상이 있었고요, 한은은 경기부양 압박 속에서도 금리인하가 가계부채 수요 부추길 수 있다며 금리를 동결한 바 있습니다. 이후 다행히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하며 10월에 내릴 수 있었죠. 이때를 가리켜 ‘해피엔딩’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번엔 수도권에 집중된 집값 상승이 더 빨라 조기 해피엔딩이 가능할 지 모르겠다고 말해 이번 동결 이후 상황에 대한 깊은 고민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 5월엔 충분히 금리인하를 하겠다고 발언했지만, 이번엔 “추가 인하의 시기와 폭은 향후 입수되는 데이터를 보면서 결정해 나가겠다"고 말한 것인데요.
기준금리 인하기조가 달라진 건 아니지만, 선제적 인하는 없을 것이란 점을 밝힌 걸로 풀이됩니다.
금통위원들의 3개월 후 금리수준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6명중 4명이 금리인하를, 2명이 현 수준 유지를 전망했습니다.
시장참가자들은 오늘 한은의 결정에서도 여전히 완화적인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합니다. 다만 다음 금리인하가 8월일지 10월일지에 대해 의견이 갈립니다.
8월 인하를 예상하는 쪽에선 이미 부문별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간 수출 증가율의 마이너스 전환이 예상되고 있고, 추경만으로는 내수경기 회복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 등을 근거로 꼽고 있습니다.
10월 인하를 예상하는 쪽은, 한은이 추가 금리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과 함께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잘 이뤄져 경기 하방 압력이 감소되는 경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연내 총 몇 번의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한데요, 당초 2번을 내려 연말 기준금리 수준이 2.0% 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연내 한번 인하에 그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고 있습니다.
<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