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회복됐지만…KDI "경기, 낮은 수준 머물러"

입력 2025-07-08 16:30


소비심리 회복에도 관세 압박과 건설업 부진 등으로 여전히 미약한 경기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표한 '7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외 여건도 악화하며 경기가 전월과 비슷한 정도의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년여만에 '경기 둔화'라는 표현을 사용한 KDI는 이후에도 부정적인 경기 진단을 이어가고 있다.

KDI는 "제조업도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생산 증가세가 약화됐다"며 "소비심리가 회복세를 보이며 내수 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상호관세 유예 종료가 다가오며 통상 관련 불확실성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은 전달보다 3.0% 줄었다.

반도체 수출과 생산이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지만 자동차 등 관세가 큰 폭으로 인상된 품목을 중심으로 대미 수출이 부진했으며 이에 따라 제조업 생산의 증가 폭도 축소된 것이다.

6월 수출은 전달 -1.3%에서 4.3% 증가로 전환됐지만, 선박 수출(67.4%)이 일시적으로 급증한 영향이 컸다. ICT·선박을 제외하면 3개월 연속 일평균 수출액도 줄었다

특히 대미 수출은 자동차(-16.1%) 관세 부담이 계속되면서 1.9% 증가에 그쳤고, 대중 수출도 반도체 부진(-6.2%) 여파에 소폭 감소(-0.4%)했다.

다만 KDI는 소비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소비심리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내수 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5월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0.2% 줄었다. 승용차는 개별소비세 인하 영향으로 13.4% 급증했지만, 가구(-10.8%)·화장품(-8.5%)·가전제품(-6.1%) 등 대부분 품목은 부진했다.

서비스 소비도 숙박·음식점업(-1.0%)과 교육서비스업(-0.9%)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반면 6월 소비자심리지수(108.7)는 전달(101.8) 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경기부양책이 포함된 2차 추경안의 내수 진작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KDI는 "고금리 기조가 점차 완화되고 2차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되면서 향후 소비 회복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