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에 한번 내릴 폭우"…예보체계 무용지물 논란

입력 2025-07-07 10:48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한 폭우로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번 참사가 기후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호아킨 카스트로 미국 하원의원(민주·텍사스)은 6일(현지시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가 텍사스 홍수의 "분명한 일부"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홍수는 미국 내 많은 지역에서, 실제로 전 세계에서 더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현실을 마주하고 더 잘 대비하고 싸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과학자들도 기후변화와 더 빈번하고 심각하게 극단적으로 변해가는 기후의 연관성을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대니얼 스웨인 교수는 이번 텍사스 폭우처럼 "느리게 움직이는 폭풍우로 인한 기록적인 폭우는 온난화된 기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현상"이라며 "따라서 기후변화가 (폭우에) 역할을 했는지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역할을 했는지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기상학자 제프 매스터스와 밥 헨슨도 전날 예일대에서 운영하는 '예일 기후 연결'에 쓴 기고문에서 기후변화가 해수면 온도를 높이고, 폭우를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많은 연구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인간으로 인한 기후변화는 주로 전 세계 바다를 데워 대기로 더 많은 수증기를 보내 단시간에 내리는 폭우를 더 격렬하게 만든다"라며 "이번 주 해수면 온도는 멕시코만 서부와 카리브해에서 지난 1981년부터 2010년까지의 7월 초순 평균 기온보다 화씨 1도 낮았지만, 멕시코만 중부에서는 1도 더 높았다"고 말했다.

빌 맥과이어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의 지구물리학 명예교수는 "텍사스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은 더 더워지고 기후가 변화하는 세상에서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며 "최근 몇 년간 느리게 움직이는 습한 폭풍으로 인해 짧은 시간에 걸쳐 작은 지역에 이례적일 정도의 양의 비를 쏟아붓는 돌발적인 홍수를 포함해 극단적인 날씨가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기후 변화로 인해 기존 날씨 예측 체계의 한계가 노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텍사스에 내린 이번과 같은 규모의 폭우는 극히 드물고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이번 홍수 피해를 당한 텍사스주 커빌에는 지난 4일 3시간 만에 3개월 치 강수량인 250㎜의 비가 내렸는데, 이는 500년 만에 한 번한번 일어날 만한 일이라고 이 일간지는 전했다.

지난 5일에는 텍사스 오스틴 서쪽에 5시간 동안 355.6㎜의 비가 퍼부었는데, 이는 안정적인 기후 상황이라면 1천년에 한 번 발생할 일로 예측됐다.

가디언은 현재의 일기 예보 기술은 특정한 지역 어딘가에 폭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하루 전에 알 수는 있지만, 언덕이 많은 지형에서 특정 강의 배수 지역의 어느 부분에 얼마나 많은 비가 내릴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텍사스주 중부 지역에 내린 폭우로 커 카운티에서 시작된 뒤 샌안토니오 쪽으로 흐르는 과달루페 강이 범람해 홍수가 발생했으며, 현재까지 81명이 숨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