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간 '힙합대부'…종신형은 면했다

입력 2025-07-03 07:52
수정 2025-07-03 08:03


미국 힙합계 거물 숀 디디 콤스(55)가 성매매 강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핵심 혐의의 무죄를 인정받아 종신형은 면하게 됐다.

AP 통신은 2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연방법원 배심원단이 콤스에 적용된 5개 범죄 혐의 가운데 핵심 혐의인 성매매 강요 2건과 범죄단체 활동(Racketeering) 공모 1건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다만, 배심원단은 성매매를 위한 운송 혐의 2건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성매매 강요는 혐의당 최소 15년에서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다. 범죄단체 활동 혐의도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다.

반면 성매매를 위한 운송죄는 최고 형량이 10년이다. 그에게 적용된 5개 범죄 혐의 중 처벌 수위가 가장 약하다.

배심원단은 콤스의 범죄단체 활동 혐의에 대해 의견이 특히 엇갈렸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결국 범죄 혐의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퍼프 대디라는 활동명으로 우리나라에 더 잘 알려진 콤스는 래퍼이자 프로듀서로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 힙합계에서 명성을 얻었다.

콤스가 2016년 3월 LA 호텔 복도에서 당시 여자친구였던 가수 캐시(본명 카산드라 벤투라)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동영상이 지난해 5월 공개돼 충격을 던지기도 했다.

콤스에 피해를 봤다는 이들은 그가 본인의 성적 환상을 충족시키려고 자신들에게 약물을 투여하고 다른 남성과 원치 않는 성관계를 맺도록 강요하는 등 성적으로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지난해 3월 마이애미와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콤스의 자택을 대대적으로 수색했고, 같은 해 9월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그를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콤스가 '프릭 오프'(Freak Offs)라고 이름 붙인 '마약 섹스파티'에 참여하기를 거부하거나 그를 불쾌하게 한 여성들을 잔인하게 폭행했다고 봤다.

콤스가 호텔 객실에서 프릭 오프 행사를 열며 여성들에게 마약을 복용하도록 강요하고, 남성들과 성행위를 하도록 강요했다는 것이다.

또 이런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 체계적인 조직범죄가 이뤄졌다고 검찰은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한 달 넘게 이어진 재판 기간 연예계 인사 등 증인 30여명을 불렀다.

콤스 측은 검찰이 콤스의 사생활 관계를 조직범죄 및 성매매 사건으로 왜곡했다며 여성들이 금전적 이유로 콤스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이라 주장해왔다.

실제로 재판 과정에서 벤투라 등 일부 증인은 콤스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으며, 프릭 오프에 자발적으로 참여했을 가능성을 내비치는 문자 메시지를 콤스에 보낸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변호인단은 증인들의 증언에 일관성이 없고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부각했다.

콤스는 이번 형사재판 외에도 그에게서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피해자들로부터 최소 50건의 민사소송이 걸렸다. 벤투라는 지난 2023년 콤스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2천만 달러를 받고 합의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