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 눈 돌린 실수요자…풍선효과 기대한 '이곳'

입력 2025-06-30 11:12
수정 2025-06-30 13:27


정부가 주택 구입용 대출을 6억원으로 제한하자 상대적으로 비인기 지역이던 강북권에서 '풍선효과' 기대감이 부상하고 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금관구(금천·관악·구로)를 포함한 강북권 시장은 강남권이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에 비해 시세가 크게 낮다는 점에서 실수요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새 대출 규제에 따르면 평균 시세가 30억원을 웃도는 서초구와 강남구에서 집을 사려면 25억∼26억원 이상 현금이 필요하다. 용산과 송파는 최소 16억∼17억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에 고액 자산가나 고소득자가 아니고서는 접근이 어렵다.

반면 노도강, 금관구와 중랑을 포함한 7개 자치구는 아파트 평균 시세가 6억∼8억원대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를 적용해도 6억원 이내에서 대출받으면 아파트를 살 수 있다.

서대문, 강서, 동대문, 은평, 성북도 이번 정책에 따른 대출 한도 감소 폭이 850만∼1억원 대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자 '이제라도 내 집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가진 실수요자들이 강북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 여부에 주목하는 가운데 아직 '대세 상승'을 속단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20∼2021년 집값이 급등하면서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 외곽 지역까지 부동산 매수세가 이어졌지만 이후 다시 하락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과거에 대한 '학습효과'를 가진 탓에 외곽지역의 상승세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지금은 상급지 갈아타기가 시장의 흐름이어서 외곽 지역이 상승하는 '풍선효과'나 '갭 메우기'가 당분간은 안 나타날 것"이라며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 대출도 줄이고 6개월 내 입주 조건까지 더해졌기 때문에 외곽지역이 반사이익을 보려면 한 달 전도는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