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4곳의 상임위원장 모두를 여당이 가져가면서 정국이 더욱 얼어붙을 전망이다.
국회는 27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법사·예결·운영·문체위 등 4곳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선출했다. 이날 선출된 상임위원장들은 모두 민주당 소속 의원이다.
법사위원장에 이춘석 의원(4선)이, 예결위원장에는 한병도 의원(3선)이 선출됐다. 운영위원장에는 김병기 의원(3선)이,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는 김교흥 의원(3선)이 각각 뽑혔다. 김병기 의원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맡고 있다.
이날 본회의는 민생·개혁 법안과 추경안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상임위원장을 일괄 선출해야 한다는 민주당 요구를 우원식 국회의장이 수용하면서 열렸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그동안 상임위원장 재배분 문제를 놓고 협상을 이어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대선 이후 바뀐 국회 지형에서 민주당 몫인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과거 원 구성 협상에서 '2년 단위 배분이 이미 끝난 일'이라며 반박했다.
여야 간 협상 대치 속에 국민의힘은 이날 '예결위원장 선출에 협조한다는 전제 아래 법사위원장 선출 안건을 다음 주 본회의에서 다루자'고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 투표가 이뤄지는 동안 국회 로텐더홀에서 '상임위원장 강행 처리' 규탄대회를 열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과 (국민의힘) 107석으로 겨우 틀어막은 온갖 악법이 쓰나미처럼 밀려올 것"이라며 "무리한 법안 추진의 부작용과 폐해는 국민과 민생의 큰 주름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추경안 시정연설을 하고 민생 회복이 시급하고 실천이 중요하다"며 "지금 국회의 시간이고 속도가 제일 중요하다"며 상임위원장 일괄 선출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