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오는 26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의 결혼식을 앞둔 가운데 그의 결혼식 초대장이 공개됐다.
25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초대장에서 하객들에게 결혼 선물은 사양한다고 밝혔다.
초대장엔 "선물은 사양합니다. 대신 베네치아에서 함께 축하해주셔서 감사드리며, 여러분의 명예를 기리기 위해 기부금을 모금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들은 기부금이 베네치아 국제대학의 연구·교육 지원, 유네스코 베네치아 사무소의 유산 보호 지원, 환경 자선 단체 코릴라의 석호 서식지 보호 등에 쓰이고 있다고 밝혔다.
초대장이 언제 발송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초호화 결혼식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도시 베네치아를 억만장자들의 놀이터로 만들었다는 반발이 거센 와중에 비판 여론에 대응하려는 시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텔레그래프는 베이조스의 기부금이 베네치아 의회에 전달됐으며 그 규모가 총 약 300만달러(약 41억원)에 달한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베이조스는 2019년 전 부인과 이혼하고 방송기자 출신인 산체스와 약혼했다. 이번 결혼식엔 스타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킴 카다시안, 가수 믹 재거와 케이티 페리, 배우 에바 롱고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부부 등 약 200명의 유명 인사들이 초대됐다.
그의 호화 결혼식 소식에 베네치아 주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최근 며칠간 도시 곳곳에 '베이조스를 위한 공간은 없다'는 포스터로 도배됐다. 베네치아 명소 리알토 다리에는 결혼식 반대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결혼식 당일 하객들의 진입을 저지하는 시위까지 예고됐다.
이에 베이조스는 결혼식 장소를 시내 중심에서 외곽으로 옮겼다. 새 장소는 베네치아 동쪽 끝 카스텔로 지구의 아르세날레 전시장으로, 보트로만 접근할 수 있다. 연결된 다리들을 들어 올리면 외부 접근이 차단돼 보안이 확보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