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하 깊은 곳에 위치한 이란 포르도 핵시설을 파괴하려는 목적으로 환기구를 통해 폭탄을 떨어뜨리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공습 다음 날인 22일(현지시간) 위성기업 막사르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포르도 핵시설의 사진을 보면 미군이 투하한 GBU-57 벙커버스터 폭탄이 관통한 것으로 추정되는 구멍 6개가 있다.
이들 구멍은 분화구 모양으로 2곳에 3개씩 모여 있다. 2009년에 촬영한 사진을 보면 폭탄이 떨어진 2곳은 원래 환기구로 추정되는 구조물이 있던 장소다.
이들 구조물은 2011년부터 더 이상 보이지 않는데 시설을 건설 중 환기구를 사용했다가 이후 흙으로 덮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핵 전문가 조셉 로저스는 미군이 환기구로 추정되는 구조물 주변에 공격을 집중했다는 점에서 "난 미국이 이들 갱도를 구조적 취약점으로 간주하게 했을 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추정한다"고 말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핵 전문가인 마크 피츠패트릭은 "환기구를 타격하는 건 말이 된다. 공기를 위한 구멍이 두꺼운 암반을 이미 관통해 암반의 온전함을 방해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싱크탱크 핵위협방지구상(NTI)의 스콧 로에커 부회장도 "환기구는 이 시설에서 아마 가장 취약한 지점일 것"이라고 짚었다.
전날 미군은 본토에서 이란으로 날아간 B-2 폭격기 7대 중 6대가 GBU-57 총 12발로 포르도를 공격했다.
포르도를 찍은 사진에서 지상의 큰 건물 단지 주변으로 잔해가 보이지만 지원 역할을 하는 건물들은 온전해 보인다.
미국이 핵시설을 무력화하기 위해 전력 공급 등 지원 기능을 차단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지하의 우라늄 농축 시설 자체를 파괴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공습 이후 사진에서는 지하 시설로 진입하는 터널 입구가 흙으로 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공습에 대비해 시설을 보호하려고 한 조치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실제로 공습 전 3일간 터널 입구 주변에서는 활발한 활동이 감지됐다. 지난 19일 사진에는 터널 입구에 화물트럭 16대가 포착됐고, 지난 20일에는 터널 입구에 새로운 흙더미가 나타났다.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은 포르도 핵시설이 입은 피해를 분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핵시설을 "완전히 전적으로 없앴다"고 전날 선언했지만, 미군과 이스라엘군은 더 조심스럽게 판단 중이다.
CNN은 미군이 공습한 다른 핵시설인 이스파한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최소 18개의 구조물이 파괴되거나 피해를 봤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