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에서도 위험자산선호심리가 살아나며 원·달러 환율이 급락 마감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대비 14.6원 내린 1365.6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중동 문제에 대한 경계심 속에서도 미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을 내비치고 연준에 대한 금리인하 압박을 이어간 영향으로 이날 환율은 전일보다 4.8원 내린 137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 미국 주요 금융시장이 준틴스데이(Juneteenth Day, 노예해방기념일)로 휴장한 가운데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기준금리를 동결한 FOMC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너무 늦는(Too Late)’ 제롬 파월은 미국에 수천억 달러 손실을 입히고 있다”며 “그는 정부에서 가장 어리석고 파괴적인 인물 중 한 명이며, 연준 이사회는 공범”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금리를 2.5%p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영향으로 미국 국채가 하락했으며 달러화는 약세를 이어갔다. 또 이날 국내 코스피지수가 약 4년 만에 3천 포인트를 돌파하는 속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유입된 것도 환율 하락 원인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5625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564억원 규모 주식을 순매수했다.
다음주 외환시장에서도 중동 리스크는 여전히 시장의 주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중동 사태가 악화되거나 새로운 이슈가 있다면 이번주 이미 1386원까지 오른 원·달러 환율이 1390원까지도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한편으로는 추경안 국회 제출 등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나오면서 원화 강세 재료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대규모 추경이 통과되면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질 것이며, 이에 따라 증시도 추가상승을 보일 여지가 있어보인다. 따라서 원화 힘을 받는다면 환율이 하단 기준으로 1350원 정도로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