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로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자 세계 주요 석유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경고음을 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토털에너지스, 셸, 엔퀘스트 CEO들은 중요한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추가 공격이 전 세계 석유 공급과 가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 충돌은 이달 13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됐으며, 최근 며칠간 양국의 석유·가스 시설 일부가 타격을 입었다.
주요 에너지 인프라와 원유 흐름은 유지되고 있지만 공급 차질 우려는 여전하며, 특히 이란이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힌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에너지 아시아 콘퍼런스에 참석한 와엘 사완 셸 CEO는 "지난 96시간은 지정학적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의 향방에 대해 매우 우려스러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며칠, 그리고 몇주 동안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가 특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번 이스라엘-이란 충돌을 러시아의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장 중대한 지정학적 사건으로 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일시 봉쇄되면 글로벌 에너지 가격과 운송 비용이 급등하고 공급 지연이 불가피하다. 해운업계에서는 해협 우회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토털에너지스의 패트릭 푸야네 CEO는 "가장 우려되는 것은 직원들의 안전"이라며 추가 공격이 석유 시설과 관련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엔퀘스트의 암자드 브세이수 CEO는 올해를 '변동성의 해'로 규정하며 "이번 전쟁은 한 단계 더 나아간 충돌"이라면서 "이 끔찍한 충돌을 빨리 끝낼수록 전체 시장에 더 유리하지만, 중단기적으로는 시장이 잘 공급되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