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불안에 유가 또 급등..."100달러 넘을 것"

입력 2025-06-18 15:01
수정 2025-06-18 15:01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유가도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강경한 입장을 시사하면서 안정세를 찾았던 유가가 다시 4% 급등했습니다.

급등락을 반복하는 유가 향방, 그리고 국내 정유사들 영향까지 짚어보겠습니다.

산업부 성낙윤 기자 나와 있습니다.

성 기자, 지금 유가는 어떤 수준인가요?


현지시간 17일이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강경한 입장을 내보였습니다.

미군의 직접 개입을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더욱 높아지는 모양새입니다.

이날 (ICE선물거래소, 뉴욕상업거래소)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6.54달러로 전장 대비 4.4% 급등했고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전장 대비 4.3% 올랐습니다.

국제유가는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 공격하면서 7% 넘게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이란의 휴전 제안에 1%이상 떨어졌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한 마디에 다시 급등한 겁니다.

중동은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3분의 1가량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특히 이란은 원유 매장량 세계 4위의 주요 에너지 생산국입니다.

이 때문에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앞으로 전쟁의 양상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계속 급등락 할 수 있단 뜻입니다.


지금 유가가 오르고 있다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던 2022년에 비하면 그 폭은 작은 것 같습니다.

왜 그런 겁니까?


러우 전쟁 초반이었던 2022년 3월 국제유가는 배럴당 147달러까지 급등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죠.

하지만 지금은 70달러 수준인데요, 상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전쟁 발발 직전이었던 2020년~21년에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했죠.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석유 수요도 절벽 수준으로 하락했는데, 이 때문에 원유 생산량이나 정제 공장 가동률도 함께 줄어들었습니다.

이후 코로나가 종식되고 수요가 쏟아졌지만, 공급 설비들은 원상복귀되지 않아 수급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거죠.

초과 수요가 유지되던 시장에서 주요 산유국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하며 유가가 큰 폭으로 뛰어오른 겁니다.

반면 현재는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글로벌 석유 수요가 정체된 상황 속, 공급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남미의 가이아나 등 새로운 유전이 발견됐고, 캐나다·미국에서도 석유 생산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러면서 "중동에서도 산유국 협의체 OPEC+(석유수출국기구)가 지난달과 이달에 이어 다음 달에도 하루 41만1천배럴 규모의 원유를 더 생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럼 앞으로 유가가 급등할 만한 변수는 어떤 건가요?


앞서 전쟁의 양상에 따라 유가가 변동될 수 있다는 말씀 드렸는데요.

현재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언급한 상황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원유 동맥'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70% 이상이 이 곳에 의존하고 있죠.

JP모건은 "유가는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만약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중동 전역의 원유 공급망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란의 엄포가 현실화할 수 있을지 알아봤는데요.

직접 고속정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수중에 설치하는 폭탄인 기뢰매설 같은 방식을 동원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 봉쇄 발언만으로도 위험지역으로 지정돼 선박통과 자체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다만 국제사회의 비난과 이란의 주요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반발 등을 감안할 경우 봉쇄시도가 현실화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의 유가 불안, 수급 불확실성으로 인한 우리 기업들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요?


단기적으로는 원유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현재 우리나라가 정부와 민간을 합쳐 약 200일분의 비축유를 확보해놨다는 이유에섭니다.

짧은 기간 동안의 국제 유가 상승은 정유기업들의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단 의견입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비축하고 있는 물량의 재고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기존에 사놨던 원유를 정제한 제품을 비싸게 팔 수 있는 긍정적 래깅 효과도 기대할 수 있죠.

KB증권은 "11일~13일 유가가 배럴당 7.8달러 급등했는데 이에 따른 국내 정유 4사의 2~3분기 이익 개선 효과는 약 9,700억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분쟁이 장기화하면 소비 위축,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정유사들 입장에서는 수요 감소와 원가 부담 상승이라는 악재가 맞물리는 겁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면 수익 예측이 어려워진다"며 "적당한 가격으로 안정을 유지해야 소비가 늘며 이익을 내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고 부연했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 권슬기, CG 정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