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97.5% '적정' 감사 의견… '계속기업 불확실성' 표기 기업은 경고등

입력 2025-06-18 12:00


전체 분석 대상 상장법인 2,681곳 중 97.5%에 달하는 2,615곳이 '적정' 감사의견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상장법인의 재무제표 감사보고서 분석 결과를 내놨다며 18일 이같이 밝혔다.

시가총액이 큰 유가증권시장(98.0%)과 코스닥시장(97.7%)은 적정 의견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코넥스시장(92.5%)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자산 2조 원 이상 대기업이 100% '적정' 의견을 받은 반면, 1천억 원 미만 기업은 95.4%로 가장 낮은 비중을 보였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내부 통제 수준이 미흡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 중에서도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기업은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023년에 해당 내용이 표기된 98개 상장법인 중 23.5%인 23개사가 이듬해 상장폐지되거나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확실성이 기재되지 않은 기업의 동일 사례 발생률(2.2%)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금감원은 이 정보가 향후 기업의 생존 여부에 대한 중요한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무제표 감사에서 '비적정' 의견을 받은 상장법인은 66곳(2.5%)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 중 '의견거절'이 58곳, '한정의견'이 8곳이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 3곳 중 1곳 이상(34곳, 51.5%)이 2년 연속 비적정 의견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6곳(2.0%), 코넥스시장에서 9곳(7.5%)이 비적정 의견을 받아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코스닥시장은 41곳(2.3%)으로 4곳 감소했다. 비적정 감사의견의 주요 사유로는 계속기업 불확실성, 기초재무제표 잔액 관련 감사 범위 제한, 종속·관계기업 투자에 대한 감사 범위 제한 등이 꼽혔다.

내부회계 감사의견의 경우 '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이 1,582곳(98.0%)으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개선됐다. 이는 내부회계 감독 강화 노력과 기업들의 자발적인 개선 노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내부회계 '비적정' 의견 기업은 33곳으로 전년보다 10곳 줄었으며, 이 중 '의견거절'이 22곳, '부적정'이 11곳이었다. 주요 원인은 금융상품 손상·평가, 종속·관계기업 손상 등 회계처리 관련 내부 통제 미비였다.

주목할 점은 내부회계 감사의견이 비적정인 기업 33곳 중 23곳(69.7%)이 재무제표 감사의견에서도 비적정 의견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는 두 감사 의견 간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주며, 내부회계의 취약점이 재무제표의 신뢰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금감원은 "내부회계 감사의견이 비적정일지라도 재무제표 감사 과정에서 오류가 수정되면 재무제표는 적정 의견이 나올 수 있지만, 근본적인 내부회계 취약점 개선 없이는 재무제표 왜곡 표시 우려가 지속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회사와 외부감사인에게 이 같은 유의사항을 안내하고, 감사의견 분석 결과를 회계감독 업무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