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노조, 파업 유보…출근길 정상운행

입력 2025-05-28 06:36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은 결렬됐지만 예고한 파업을 미루기로 했다.

파업을 선언한 지 불과 두어시간 만이다.

28일 한국노총 산하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2시께 용산구의 노조 사무실에서 지부장 총회를 열고 총파업 여부를 논의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투표 결과, 재적인원 63명 가운데 49명이 '파업 유보'에 투표했고, 파업은 11명, 기권은 3명이었다.

이에 이날 첫차부터 파업 예정이었던 시내버스는 정상 운행될 예정이다.

시내버스 노사는 전날 오후 3시부터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막판 교섭을 진행했지만 9시간의 긴 협상에도 합의를 하지 못하고 28일 오전 0시 10분께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에 노조는 이날 오전 4시 첫차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었으나 입장을 번복했다.

노조 관계자는 "파업을 하더라도 서울시와 사업주들의 입장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들어 무의미한 파업이 될 것 같다"며 "소송과 노동부 진정을 통해 권리구제가 확인된 후 사측과 서울시가 더 이상 억지 주장을 못 하게 한 후 교섭을 재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동아운수 통상임금 소송을 거론하며 "지금 항소심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거기서 상여금이 통상 임금으로 인정이 된다면, 얼마만큼의 임금 인상 효과가 있는지 일차적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법원까지 상고를 하더라도 결과가 조속히 날 것"이라며 "앞으로의 법률 투쟁과 권리 투쟁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또 파업 유보 결정 뒤 조합원들에게 공고를 보내 "새로운 중앙정부가 구성되고 노동부 장관이 임명되면,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함으로써 인정되는 체불임금의 지급이 신속히 확보될 것"이라며 "우리의 '권리구제'와 '임금 및 단체교섭'이 별개의 문제임이 분명해져서 서울시나 사업조합은 물론 어떤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임단협은 통상임금이 핵심 쟁점이다.

사측은 지난해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하고 노조의 인상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25%의 임금인상 효과가 생긴다며 통상임금 수준을 낮추기 위한 임금체계 개편을 요구해왔다.

반면 노조는 통상임금은 노동자의 권리일 뿐 아니라 법원에서 해결해야 할 사안이므로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시는 시내버스 정상 운행에 따라 파업 대비 비상수송대책을 취소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