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련병원들이 사직 전공의(인턴·레지던트)를 대상으로 전공의 추가 모집을 시행하고 있지만 마감이 임박한 가운데에도 사직 전공의들 대부분이 아직 관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사직 전공의가 얼마나 병원으로 돌아올지가 의료 정상화의 주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추가 모집을 진행 중인 전국 수련병원들은 오는 27일 전후로 원서 접수를 마감하고 이달 말 합격자를 발표한다.
정부가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등 의료계의 건의를 수용해 수련 재개를 원하는 사직 전공의가 복귀할 수 있도록 이번 추가 모집이 시행됐다.
이는 통상 상·하반기 두 차례 진행되는 전공의 정기 모집과 별개의 추가 모집이다. 각 병원에서 자율적으로 전형을 진행 중이다.
접수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주요 수련병원 지원자는 아직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를 결심한 전공의들도 조심스러운데다 대개 마지막 날 접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다.
전날 마감한 서울대병원 사직 전공의 자체 설문 조사에서는 참여자 710명가량 중 '대세와 상관없이 복귀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10%에 그쳤다.
나머지는 복귀 의향이 없거나 미복귀 분위기에 따르겠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복귀 의향이 있는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입영 연기와 인턴 수련 기간 단축 약속을 받아내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군 미필 전공의들은 지난해 사직과 함께 입영 대기 상태가 됐다. 이번에 복귀하더라도 내년이나 내후년 영장이 나오면 입대해야 할 수도 있어 수련 도중 군대에 끌려가지 않도록 입영 특례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에 보건복지부와 병무청은 복귀 규모와 군 의료인력 수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면서도 최대한 적극적으로 배려하겠다는 입장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향후 의무장교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전공의들이 의무사관후보생 신분으로 최대한 수련을 마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추가 모집에 응시한 인턴의 수련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본다. 전공의들이 수련을 무리 없이 이어가게 하기 위해서라는 주장이다.
전공의는 인턴 1년을 마치고 진료과목을 정해 레지던트 3∼4년의 수련을 거치는 데, 인턴이 이번에 복귀해 내년 5월까지 12개월 수련을 마치면 내년 3월에 레지던트 1년차 수련을 개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이번에 복귀하는 인턴의 수련 기간을 9개월로 단축해달라고 복지부에 건의했다.
이에 복지부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현장에서는 전공의들의 '대규모' 복귀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지만 지난 1∼2월 모집 때보다는 동요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마지막까지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마지막 날까지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