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손의료보험 지급보험금이 15조2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비급여 주사제, 도수치료 등 일부 항목에 보험금이 집중되며 쏠림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1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실손의료보험 사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작년 실손보험 지급보험금은 전년 대비 1조1천억 원(8.1%) 증가한 15조2천억 원이었다. 이 중 비급여가 8조9천억 원(58.4%)으로 급여 6조3천억 원(41.6%)보다 많았다.
비급여 항목 가운데 주사제와 도수치료·체외충격파 등 근골격계 치료에 지급된 보험금은 각각 2조8천억 원, 2조6천억 원으로 전체의 35.8%를 차지했다.
이는 암 치료 관련 지급액(1조6천억 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비급여 주사제 보험금은 2023년 25.3%, 2024년 15.8% 증가했고, 근골격계 질환 보험금도 각각 12.0%, 14.0% 늘었다.
무릎줄기세포주사(645억 원), 전립선결찰술(438억 원) 등 신의료기술 항목도 40% 안팎의 증가세를 보였다.
비급여 지급은 상급병원보다 병원급·의원급에서 집중됐다.
전체 실손보험금 중 의원이 32.2%로 가장 많았고, 병원(23.3%), 종합병원(17.3%), 상급종합병원(14.0%) 순이었다.
특히 비급여만 보면 의원과 병원이 66.1%를 차지했다.
계약 1건당 연간 비급여 보험금은 1세대 실손이 평균 40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후 2세대(25만4천 원), 3세대(18만2천 원), 4세대(13만6천 원) 순으로 자기부담률이 낮을수록 지급금이 많았다.
다만 1·2세대 중심으로 보험료가 인상되면서 전체 손해율은 개선됐다.
작년 실손보험 손실은 1조6,200억 원으로 전년보다 3,500억 원 줄었다.
경과손해율은 99.3%로, 전년 대비 4.1%p 낮아졌다.
세대별 손해율은 1세대 97.7%, 2세대 92.5%로 100%를 밑돌았으나, 3세대(128.5%)와 4세대(111.9%)는 여전히 손실이 큰 상황이다.
월 보험료는 40대 남성 기준 2세대 4만 원, 3세대 2만4천 원, 4세대 1만5천 원 수준이다.
최근 보험료 인상이 시작된 3·4세대는 추가 인상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은 "손해율 개선은 보험금 누수 억제보다는 보험료 인상에 따른 결과"라며 "의원·병원급에서의 특정 비급여 항목 쏠림 현상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급여 자기부담률을 차등화하고, 비중증 비급여 항목에 대한 한도·범위·자기부담을 합리화한 5세대 실손보험을 연내 도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