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무슨 나무길래'...뿌리 소유권 두고 '격돌'

입력 2025-04-21 06:56


빈센트 반 고흐의 마지막 작품의 모델로 알려진 '나무뿌리'의 소유권을 둘러싼 분쟁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반 고흐가 생전 마지막으로 살았던 파리 외곽 마을 오베르 쉬르 오아즈시와 마을 주민 세를랭제 부부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2020년 반 고흐 전문가들은 오베르 쉬르 오아즈의 길가 옆에 드러난 복잡하게 얽힌 나무뿌리들이 반 고흐가 1890년 생전 마지막으로 그린 작품 속 뿌리와 같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뿌리는 세를랭제 부부가 2013년부터 소유한 땅 안에 있었다.

이후 많은 관광객이 이 시골 마을을 끊임없이 찾아왔다.

그러나 오베르 쉬르 오아즈시가 "이 나무뿌리는 도로변 공공 부지에 속한다"며 소유권을 주장해 그해 9월 2일 긴급히 도로 경계선 조정 명령을 내리면서 법적 분쟁이 시작됐다.

그러나 2023년 6월 1심과 지난 3월18일 2심은 모두 세를랭제 부부 승소로 끝났다. 법원은 "이 뿌리들이 있는 비탈길은 공공도로의 안정성 유지와 관련이 없으므로 공공 부지가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이자벨 메지에르 시장은 소셜미디어(SNS)에 "이 뿌리는 오베르 주민의 것이다. 주민들의 공공 이익을 사적 이익 앞에 포기할 수 없다"며 "소유권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세를랭제 부부는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우리는 두 번이나 승소했다. 우리는 의심의 여지 없이 법적 권리를 갖고 있다"며 "이제는 싸움을 끝내고 이곳을 잘 가꿔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부부는 현재 반 고흐 유럽 재단과 함께 '반 고흐 뿌리의 미스터리'라는 이름의 유로 가이드 투어를 운영중이다. 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과 협력해 뿌리 보호와 장소 개선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