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페북보다 영향력 커"...저커버그 재판서 주장

입력 2025-04-17 09:19


마크 저커버그가 3일째 메타의 반독점 재판에 섰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 최고경영자(CEO)인 저커버그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열린 메타 반독점 소송 재판 셋째 날에도 증인으로 법정에 나왔다.

그는 이번 소송을 제기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측 변호인으로부터 지난 이틀간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인수 경위 등에 대해 추궁을 받았다. 그는 이날에는 자신의 변호인 심문에 답하며 메타가 소셜미디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메타가 경쟁 대신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인수를 통해 소셜미디어(SNS) 시장을 불법적으로 독점하려 했다는 주장에 반박하는 차원에서다.

그는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2018년 나와 메타에 "매우 긴급한 경쟁 위협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틱톡 인기로 우리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했다"며 "이는 매우 긴급한 사안이었고, 수년간 우리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또 "틱톡이 현재 소셜미디어 시장에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인수가 기술 회사로서 경쟁자 제거가 아닌 일상적 사업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이 인수가 안 됐다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인수를 통해 인스타그램은 훨씬 더 좋은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틱톡과 유튜브도 각각 바이트댄스와 구글이라는 대기업 소속이라는 점을 예로 들며 "작은 온라인 플랫폼을 수억∼수십억 명의 사용자로 성장시키는 것은 더 큰 회사의 지원 없이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짧은 동영상 기능 '릴스'를 만든 것도 틱톡의 성장에 따른 대응책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재판에서 메타가 SNS 시장을 불법적으로 독점했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면 메타는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앞서 전날 저커버그가 이번 재판을 앞두고 지난달 말 FTC 앤드루 퍼거슨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반독점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4억5천만 달러(6천428억원)를 지불하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