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은 본점에 럭셔리 부티크 전문관 '더 헤리티지'를 개관한다고 9일 밝혔다.
'더 헤리티지'로 리뉴얼 오픈하는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은 지난 1989년 서울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한국산 화강석을 사용해 마감한 네오 바로크 양식의 건물로, 한국 전쟁 때에도 큰 피해를 입지 않아 준공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근대 건축물을 쇼핑과 문화의 복합 공간으로 재해석했다는 것이 신세계백화점 측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더 헤리티지 개관에 맞춰 본관을 '더 리저브'로, 2005년 개관한 신관을 '디 에스테이트'로 새롭게 명명한다.
● 명품 매장부터 미술관·전시까지 품는다
더 헤리티지 1층과 2층에는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 샤넬이 문을 연다. 매장은 샤넬과 오랜 기간 협력해온 피터 마리노가 설계를 맡았다.
샤넬의 새로운 부티크는 레디-투-웨어(RTW), 핸드백, 슈즈를 위한 전용 공간에 더해 워치 & 화인 주얼리 전용 살롱을 갖췄다. 또 피터 마리노가 직접 선정한 70여 점 이상의 예술 작품, 오브제 및 가구가 전시되어 있다.
건축학적 보전 가치가 가장 높은 4층에는 대한민국 유통의 발자취를 담은 역사관과 고품격 미술품을 전시하는 갤러리가 마련된다.
신세계가 소장하고 있는 다양한 유물과 사료를 디지털로 전환, 모든 방문객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갤러리에서는 1930~50년대 서울의 중심지였던 남대문 일대를 보여줄 수 있는 사진전을 준비했다. 이후에는 설치미술, 미디어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전시까지 다양한 분야의 예술 작품을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5층에는 '하우스오브신세계 헤리티지'가 들어선다. 한국의 문화유산을 신세계의 안목으로 풀어낸 공간이다. 이 곳에서는 한국의 문화와 생활 양식을 담은 전시를 열거나, 장인·작가들과 협업한 고유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원데이 클래스를 비롯해 전문가들의 강연, 워크샵 등이 주기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이외에도 신세계 한식연구소에서 직접 개발한 메뉴를 소개하는 '디저트 살롱'과 옥상 정원 등도 조성된다.
지하 1층에는 공예 기프트샵이 마련됐다. 장인·작가들과 협업한 독점 상품과 '하우스오브신세계 헤리티지'의 정체성을 담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프랑스의 럭셔리 크리스털 브랜드 ‘라리끄’와 ‘바카라’, 명품 식기 브랜드 ‘크리스토플’,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덴마크의 하이엔드 오디오 전문 브랜드 ‘뱅앤올룹슨’까지 지하 1층에 함께 문을 연다.
마지막으로 신세계는 블랙 다이아몬드 등급 이상의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더 헤리티지 발렛 라운지’를 신설했다. 디 에스테이트에 신설된 ‘퍼스트 프라임 라운지’, 더 리저브에 새단장해 오픈할 ‘트리니티 라운지’ 등과 함께 격조 높은 VIP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 10년간 복원 심혈…현대적 해석도 더했다
더 헤리티지는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2015년 매입해 10년간 보존과 복원에 공을 들였다. 과거 문헌과 사진 자료 등을 최대한 수집, 보존·복원 과정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서울시 국가유산위원회 심의와 함께 30회 이상의 국가유산위원회 자문을 받았다.
1층 천장의 꽃 문양 석고부조는 페인트를 제거하고 파손 부위를 보수했다. 준공 당시 설치되었던 금고의 문도 원형을 유지해 4층으로 옮겨 전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1994년 ‘문화재수리 대수선 공사’에서 변형되었던 엘리베이터 홀과 계단실의 화강석 마감재도 철거 후 준공 당시와 같은 타일 마감형태로 복원했다.
준공 이후에 설치된 요소에는 신세계의 현대적 해석을 가미했다. 대표적으로 남측의 커튼월을 뉴욕의 ‘더 모건 라이브러리’에서 영감을 받아 흰색 철판으로 제작했다.
옥상에 설치되어 있던 태양열 집열판은 해체 후 정원을 조성했다. 또 이동 약자를 위한 엘리베이터를 신설했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신세계의 모든 역량과 진심을 담아 ‘더 헤리티지’를 개관했다”며 “관광의 즐거움과 쇼핑의 설렘, 문화의 깊이까지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