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와 소득 감소가 이어지면서 장기 생명보험을 해지하거나 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해 계약이 소멸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생활비 마련을 위해 보험까지 해지하는, 이른바 '최후의 보루'까지 포기하는 서민층이 늘고 있는 것이다.
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사들이 지급한 해약 환급금과 보험료 미납으로 효력을 잃은 계약에 대한 환급금을 합한 규모는 총 59조555억 원에 달했다.
전년 63조 원보다는 감소했지만, 2022년 45조 원과 비교하면 약 31% 증가한 수치다.
보험업계는 2023년에는 금리 인상에 따른 고금리 상품으로의 갈아타기가 주된 해약 요인이었다면, 2024년 들어서는 경기 부진으로 인한 생활고 해약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며 빚을 더 낼 여유조차 없는 상황에서 당장 현금화를 할 수 있는 보험 해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해약 환급금은 57조3,8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8% 증가했고, 보험료 미납에 따른 효력상실 환급금도 1조6,753억 원으로 13% 늘었다.
생명보험은 장기 유지가 전제인 상품인 만큼, 중도 해지는 가입자에게 불리하다.
해지 시 수수료가 발생하고, 동일한 조건으로 재가입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보험사는 보험료 부담을 낮추면서도 계약은 유지할 수 있는 감액 또는 감액완납 제도를 고객들에게 권하고 있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보장 기간과 조건은 유지하면서도 납입 보험료와 보장 금액을 줄이는 방식으로 일부 환급까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