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 증가 폭이 통계 집계 이후 2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실업급여 지급자와 지급액은 각각 69만명과 1조원을 넘기며 4년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심화되는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 등 대외 불안요인까지 겹쳐 금융위기급 최악의 고용한파를 맞게 된 것으로 보인다.
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4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만4천명(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27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증가했으나 건설업은 감소했다.
제조업 가입자 수는 384만6천명으로 자동차, 기타운송장비,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섬유, 금속가공, 기계장비 등은 줄었다.
다만 고용허가제 외국인 당연 가입 증가분을 배제하면 제조업 분야에서 1만7천명이 감소한 것으로, 제조업 내국인 가입자 감소세는 18개월째 이어졌다.
서비스업의 경우 가입자 수가 1천69만명으로 보건복지, 사업서비스, 전문과학, 숙박 음식 등 위주로 증가했지만, 도소매, 정보통신은 지속해 감소했다.
건설업 고용 부진도 계속됐다.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75만4천명으로 종합건설업을 중심으로 20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연령별로는 30대·50대·60세 이상은 각각 6만7천명, 5만6천명, 18만4천명 증가한 반면 29세 이하와 40대는 각각 10만4천명, 4만9천명 감소했다.
29세 이하와 40대는 각각 33개월, 19개월 연속 줄었다.
외국인력 도입 확대 등으로 전체 업종 외국인 가입자는 1년 전보다 2만4천명 증가한 25만4천명으로 집계됐다.
3월 구직급여(실업급여) 신규신청자는 13만7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천명(4.6%) 증가했다.
구직급여 지급자는 69만3천명으로 1년 전보다 3만8천명(5.9%), 지급액은 1조510억원으로 815억원(8.4%) 늘었다.
구직급여 지급자와 지급액 모두 2021년 3월 이후 4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인 구인 배수는 0.32로 전년 동월(0.48)보다 낮았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업종별로제조업이나 사업서비스업, 도소매업, 건설업 등 최근 경기가 부진한 산업 중심으로 구인인원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신규 채용 수요를 많이 줄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