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4조원 '빅딜'…플랫폼 기술, 황금알로

입력 2025-04-07 14:45
수정 2025-04-07 15:11

에이비엘바이오가 국내 제약·바이오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빅딜'을 이뤄냈습니다.

특히 원천적인 플랫폼 기술 수출이 잇따르면서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협상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산업부 이서후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 기자, 마일스톤을 포함하면 총 4조원 규모라구요.


이번 계약은 에이비엘바이오가 자체개발한 약물 전달 플랫폼 기술을 영국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수출한 건입니다.

선급금을 포함해 최대 1,481억원까지 받을 수 있고, 허가를 받거나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약 3조9,623억원까지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 2020년 알테오젠이 미국 머크(MSD)와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 다음으로 큰 규모인데요.

지난해 에이비엘바이오의 연간 매출액이 334억원이었으니 100배가 훌쩍 넘는 금액을 단일 계약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셈입니다.

신약 출시 이후 매출에 따른 로열티도 별도로 받을 수 있는 만큼 향후 유입금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에이비엘의 플랫폼 '그랩바디-B'는 약물이 뇌혈관장벽을 거쳐 뇌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차세대 기술입니다.

GSK가 이를 활용해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겁니다.

주목할 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항체 뿐만 아니라 유전자 치료제 등 다양한 유형의 신약을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정 신약이 아니라, 신약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요.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플랫폼 기술이란 신약을 개발할 때 여러 개의 후보물질을 찾아낼 수 있는 기반 기술을 말합니다.

즉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면, 하나의 신약 개발에 실패해도 또 다른 신약 개발에 착수할 수 있는 거죠.

머크, 다이이찌산쿄, 아스트라제네카 등의 계약을 따낸 알테오젠의 경쟁력도 약물 제형을 피하주사로 바꿔주는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어섭니다.

국내 바이오텍이 상장해서 수천억원의 단계별 기술료를 받는 일은 알테오젠이 최초였던 것도 이 때문이구요.

실제 지난해 체결된 국내 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15건 중 알테오젠만이 약물이 아닌 플랫폼을 이전했습니다.

즉 다양한 기전과 적응증으로 확장성이 크기 때문에 다수의 기업과 추가 계약할 수 있는 여력이 남아있다는 게 기대 요소인 겁니다.

만들어진 제품이 아니라, 말 그대로 기술과 노하우를 공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 관세 영향도 받지 않습니다.

업계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가져오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올해 기대할만한 이벤트가 더 남아있다구요.


에이비엘바이오가 미국 컴퍼니 테라퓨틱스에 약 6천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한 담도암 치료제(토베시미그)가 미 식품의약국(FDA_ 승인을 노리고 있습니다.

담도암 치료제는 미충족 수요가 굉장히 큰 상황이라 FDA에서는 에이비엘의 해당 신약 후보물질을 '패스트 트랙'(가속 승인)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신약 심사 기간은 6개월로 대폭 단축되기 때문에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오는 12월께 전체생존기간(OS) 등 임상 데이터를 발표하고, 내년 중 FDA 허가 획득을 자신했습니다.

알테오젠 또한 지난달 아스트라제네카에 이어 올 하반기 또다시 '빅딜'을 체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지난해부터 7곳 이상의 글로벌 제약사와 논의 중으로, 현재 이중 한 곳과 계약 체결 전 막바지 단계로 알려집니다.

특히 차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ADC(항체-약물 접합체) 신약 개발에 알테오젠의 플랫폼이 활용될 것이란 기대가 나옵니다.

영상편집:최연경, CG:서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