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미키17' 흥행 저조…손익분기점 못 넘어

입력 2025-04-07 06:30


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 '미키 17'이 극장 개봉 한 달 만에 상영을 종료하고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가게 된 가운데 예상보다 흥행이 저조해 적지 않은 손실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미키 17'은 오는 7일 오후 9시(미 서부시간)에 공개된다.

미 경제매체 포브스는 이 영화가 애플TV와 판당고 등 다른 여러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도 올라가게 된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미키 17의 극장 상영을 마무리 된다. 지난달 7일 북미 3천807개 극장에서 개봉된 이 영화는 지난 4일까지 상영관 수가 점차 줄어들었으며, 약 한 달간 티켓 매출로 북미에서 4천468만달러(약 653억원), 북미 외 지역에서 7천770만달러(약 1천136억원)를 합쳐 총 1억2천238만달러(약 1천789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미 영화 흥행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나타났다.

한국에서도 큰 흥행을 거두지는 못했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6일까지 누적 관객수가 299만8천372명, 누적 매출액 약 296억원이다. 이 영화는 마케팅·홍보 비용을 뺀 순 제작비만 1억1천800만달러(약 1천700억원)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매체 버라이어티는 이 영화 투자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가 마케팅에 8천만달러(약 1천169억원)를 추가로 썼다며, 극장이 떼어가는 몫을 고려해 이 영화의 티켓 매출 손익분기점이 약 3억달러(약 4천385억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지난달 하순 '미키 17'의 전 세계 티켓 매출이 총 1억4천300만달러(약 2천90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업계 예상치를 전하며 이 영화로 인한 손실액이 약 8천만달러(약 1천169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미키 17'의 극장 상영 손실액은 이보다 더 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부분의 영화가 극장 개봉만으로 흑자를 내지 못해 TV·스트리밍 플랫폼 판매로 손실을 메우곤 하지만, 영화 흥행이 스트리밍 업체와의 계약 금액을 좌우해 '미키 17'이 최종적으로도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버라이어티는 분석했다.

'미키 17'은 개봉 초기 미 시장조사업체 시네마스코어의 현장관객 대상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인 'B' 등급을 받았다. 미국의 영화·드라마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는 이날 기준 평론가 점수 77점(100% 만점 기준으로 77%), 관객 점수 73점을 기록했다.

봉 감독의 전작들인 '기생충'(평론가 99점·관객 95점), '마더'(평론가 96점·관객 89점), '살인의 추억'(평론가 95점·관객 92점)보다 낮다.

'미키 17'은 봉 감독이 '기생충'으로 2020년 아카데미(오스카상)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이후 5년 만에 개봉하는 신작으로 대기업 워너브러더스가 투자·배급해 할리우드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