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급락에 '찬물'…줄줄이 '연기'

입력 2025-04-05 10:29
수정 2025-04-05 13: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시한 관세 전쟁이 격화하면서 미 기업공개(IPO) 시장도 다시 움츠러들 조짐을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IPO 시장은 지난 3년간 불황을 겪었지만 올해에는 정상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통상전쟁으로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커져 기업들이 IPO 계획을 취소 혹은 연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티켓 거래 플랫폼 스텁허브(StubHub)는 다음 주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려던 IPO 계획을 연기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투자자들이 IPO에 참여할 시간적 여유가 없고 시장 혼란에 IPO에 집중하기 어렵다며 참가를 주저했기 때문이다.

선구매 후결제(BNPL)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Klarna)도 다음 주 IPO를 추진했으나 연기했다. 클라르나는 올해 초 관련 서류를 제출해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했다. 2022년 67억 달러였던 기업 가치 목표도 150억 달러까지 올렸다.

또 다른 핀테크 기업 차임(Chime)도 규제 당국에 재무 정보 공개 제출을 미뤄 IPO를 연기했다. 헬스케어 기업 힌지 헬스(Hinge Health)도 4월 말로 예정된 IPO를 앞두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교역 상대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등도 보복 관세를 발표하는 등 통상전쟁이 급격히 전개되자 미 증시는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급락했다. 이에 기업들이 잇따라 IPO 계획을 연기한 것이다.

WSJ은 "글로벌 무역 전쟁이 주식시장을 뒤흔들며 투자자와 경영진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며 "주식 급락은 IPO를 준비하던 기업들의 계획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은행 파이낸셜 테크놀로지 파트너스 창립자인 스티브 맥러플린은 "지금 이 시점에서 핀테크 기업이 IPO를 하는 것은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며 상장을 추진한 일부 핀테크 기업들이 인수합병(M&A)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