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 오픈AI에 도전장...시장 평가는? [레버리지셰어즈 인사이트]

입력 2025-04-02 10:43
[편집자 주 :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금융 시장은 영국입니다. 세계 3대 거래소인 런던거래소는 전세계 선물·옵션 거래의 절반을 담당합니다. 발전된 금융기법을 토대로, 미국 시장에서도 할 수 없는 고배율 레버리지 투자 역시 이 곳에서 이뤄집니다. 고배율 투자만큼, 영국 시장은 투자의 위험성을 감수하기 위한 분석도 함께 발달되어 있습니다. 영국의 대표적 레버리지 전문 자산운용사인 레버리지셰어즈(Leverage Shares)의 시장 분석을 한국경제TV에 옮겨 싣습니다.]

2025년 2월 18일, 중국의 검색 엔진 대기업 바이두(Baidu, Inc., NASDAQ: BIDU)는 연간 기준으로는 긍정적인 흐름을 보인 실적을 발표했다.



출처: 레버리지셰어즈 | Sandeep Rao

전체 매출은 4%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전년도(역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던 해) 대비 9% 증가했고, 미국예탁주식(ADS) 기준 주당순이익은 16% 늘었다.

바이두는 구글처럼 'iQIYI(아이치이)'라는 유튜브형 스트리밍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 부문은 실적이 혼조세다.



출처: 레버리지셰어즈 | Sandeep Rao

회사는 온라인 마케팅, 클라우드 서비스, AI 기반 모바일 제품/서비스 생태계, AI 클라우드, 자율주행 및 기타 성장사업을 '핵심 사업'이라고 정의하며 해당 부문은 매출이 다소 둔화됐음에도 순이익은 증가했다. 반면, 스트리밍 부문은 매출과 순이익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핵심 부문 매출이 스트리밍 부문보다 약 3.5배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바이두는 분명 'AI/테크 기업'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는 회사가 온라인 미디어로의 확장을 중단했다는 뜻은 아니다. 실적 발표 약 일주일 후, 바이두는 중국 대표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인 JOYY를 21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바이두는 중국에서 오랫동안 AI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자리 잡아왔으며, 최근 LLM(대형 언어 모델) 'Ernie Bot'의 출시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DeepSeek가 촉발한 중국 빅테크의 경쟁

바이두는 OpenAI의 ChatGPT가 전 세계적 반향을 일으킨 이후, 2023년 3월 중국 내에서 처음으로 LLM을 출시한 주요 기업이었다.

이후 DeepSeek가 글로벌 오픈소스 붐을 촉진하자,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경쟁사들이 잇따라 LLM을 출시하며 중국 기업과 소비자 사이에서 바이두의 입지를 빠르게 잠식해 갔다. 이에 바이두는 적극적으로 대응해왔고, 2025년 3월 16일 출시된 최신 모델은 중국 AI 시장에서 존재감을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발표된 모델은 기반 모델 및 '선생' 역할의 Ernie 4.5와 고도 추론 모델 및 '학생' 역할의 Ernie X1로 구성되며, 둘 다 이미지, 음성, 영상 등 멀티모달 기능을 갖추고 있다. 바이두는 Ernie 4.5가 작년 5월 출시된 OpenAI의 GPT-4o를 여러 지표에서 능가한다고 주장했다.



출처: 바이두

Ernie 4.5와 Ernie X1은 출시 당일 Ernie Bot 공식 웹사이트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되었고, 특히 Ernie 4.5는 6월 30일부터 오픈소스로 전환하겠다고 밝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는 그간 OpenAI와 유사한 폐쇄형 개발 방식을 고수해온 바이두의 입장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변화다.

또한, DeepSeek와의 정확도 비교는 피했지만, 상업용 가격 정책에서는 정면 승부를 택했다. DeepSeek가 입력 100만 토큰당 0.55달러, 출력 100만 토큰당 2.19달러를 책정한 반면, 바이두는 Ernie X1에 대해 입력 100만 토큰당 0.28달러, 출력 100만 토큰당 1.12달러로 절반 수준의 가격을 제시했다.

DeepSeek가 최근 수요 폭증으로 인해 요금을 인상한 상황에서, 바이두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

바이두 외에도 다른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DeepSeek에 맞서고 있다. 이달 초 알리바바는 자사 오픈소스 추론 모델 'QwQ-32B'가 수학, 코딩, 일반 문제 해결 등 여러 분야에서 DeepSeek의 R1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QwQ-32B는 320억 개의 파라미터를 보유한 모델로, 6710억 개 파라미터를 가진 DeepSeek에 비해 훨씬 가볍지만 OpenAI의 1000억 파라미터 기반 모델 o1-mini보다도 나은 성능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시장 영향

현재 미국 정부의 정책 하에서, 미국 상장 중국 기업들은 미 증시에서 퇴출될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 내 이중 상장을 압박받고 있다. 바이두는 이미 홍콩에서 '9888' 티커로 이중 상장 중이다. 이중 상장은 알리바바처럼 주식 간 성과 차이를 낳기도 한다.



출처: 레버리지셰어즈 | Sandeep Rao

바이두의 경우, 두 주식 간 밸류에이션은 비교적 일관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4년과 2025년 연초까지는 홍콩 주식의 거래량이 미국 주식 대비 평균 2.8배 많았다. 이는 중국 본토와 홍콩 투자자들이 바이두의 미래 전망에 신뢰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3월 들어 이 '홍콩 배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3월 24일 기준, 홍콩의 평균 거래량은 미국의 3.2배에 달하며, 3월 전체 거래량도 월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이 중국 전체의 '광범위한 성장' 스토리 복귀를 의미한다고 보긴 어렵다. 예를 들어, 중국 대표 인터넷/기술주 집합 ETF인 KraneShares CSI China Internet ETF(KWEB)와 비교하면, 종목별 격차가 훨씬 뚜렷해진다.



출처: 레버리지셰어즈 | Sandeep Rao

알리바바는 올해 대부분의 기간 동안 중국 주요 기업 평균을 상회한 반면, 바이두는 3월 들어서야 평균 대비 성과 우위를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미국 시장, 특히 S&P 500은 올해 바이두, 알리바바, 그리고 중국 주요 테크 기업 평균보다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결론

미국처럼, 중국의 '광범위한 성장' 서사는 사라지고 소수의 종목 중심 장세로 대체되고 있다. 시장 전체 폭은 좁지만, 홍콩과 본토 투자자들은 알리바바, 그리고 이제는 바이두에 대해 강한 믿음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이 전략 산업에 대해 상대적으로 폐쇄적이고 자국 기업 중심인 구조라는 점을 감안하면, 바이두의 부활은 이제 막 시작된 것일 수도 있다. 미국이든 홍콩이든, 바이두는 장기 상승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중국 주요 테크 기업이 미국 시장 대비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유럽의 전문 투자자들은 **+3x Long China Tech ETP(KWE3)**를 통해 KWEB ETF의 상승 구간에서 레버리지 노출을 고려해볼 수 있다. 또한 바이두의 미국 티커에 대한 상승 노출을 원하는 경우 +3x Long Baidu ETP(BID3), 하락 시에는 마진 계좌 없이 숏 포지션에 해당하는 **-1x Baidu Short ETP(BIUS)**도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