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선경실록’ 복원…故 최종현 회장 육성 디지털 전환

입력 2025-04-02 09:58


故 최종현 SK 선대회장의 경영 활동 일체가 유고 27년 만에 세상에 나온다. 이른바 ‘선경실록’으로 불릴 만큼 방대한 사실의 기록은 한국 근현대 경제사를 연구하는 중요한 사료로 쓰일 전망이다.

SK는 그룹 수장고 등에 장기간 보관해 온 30~40여 년 전 경영철학과 기업활동 관련 자료를 발굴, 디지털 변환, 영구 보존·활용하는 ‘디지털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지난달 말 완료했다고 2일 밝혔다. 2023년 ‘창사 70주년 어록집’ 제작을 발간하는 과정에서 옛 자료의 역사적 가치를 확인하고, 프로젝트를 추진한지 2년 만이다.

최 선대회장은 사업 실적·계획 보고, 구성원과 간담회, 각종 회의와 행사 등을 녹음하여 원본으로 남겼다. 이를 통해 그룹의 경영 철학과 기법을 발전시키고,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기업 경영의 수준을 높이고자 했다. 이 같은 방침은 ‘SK 고유의 기록 문화’로 계승됐다.

이번에 복원한 자료는 오디오·비디오 형태로 약 5,300건, 문서 3,500여 건, 사진 4,800여 건 등 총 1만 7,620건, 13만 1,647점이다. 최 선대회장의 음성 녹취만 오디오 테이프 3,530개에 달한다. 이는 하루 8시간을 연속으로 들어도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만큼 상당한 분량이다.

최 선대회장의 생생한 육성 녹음을 통해 당시 경제 상황과 한국 기업인들의 사업보국에 대한 의지, 크고 작은 위기를 돌파해 온 선대 경영인의 혜안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SK 관계자는 “최 선대회장의 경영 기록은 한국 역동기를 이끈 기업가들의 고민과 철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보물과 같은 자료”라며, “양이 매우 많고 오래되어 복원이 쉽지 않았지만, 첨단기술 등을 통해 품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SK는 디지털 아카이브의 자료를 그룹 고유의 철학인 SKMS와 수펙스추구 문화 확산 등을 위해 활용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