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자영업자…대출연체율 10년 만에 '최고'

입력 2025-03-31 14:07
은행 연체율 10년래 최고치
지난해 말 저축은행 연체율 12% 육박


국내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으며 금융권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높은 대출 금리와 소비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31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과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대출 세부 업권별 연체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 기준)은 11.70%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 11.00% 보다 0.70%p 상승한 것으로, 지난 2015년 2분기에 기록한 11.87% 이후 9년 6개월 만의 최고치다.

전년 동기(7.63%)와 비교하면 4.07%p나 올랐다.

카드사나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사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급증했다.

여신전문금융사의 지난해 4분기 말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3.67%로 이는 전 분기(2.94%) 대비 0.73%p, 전년 동기(2.31%) 대비 1.36%p 증가한 수치다.

이는 2014년 2분기 3.69% 이후 10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여기에 보험사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전 분기(1.28%)보다 0.18%p 오른 1.46%로, 지난 2019년 2분기(1.48%) 이후 5년 6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2금융권 전체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말 4.74%에서 4.69%로 0.05%p 소폭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상호금융 연체율이 4.37%에서 4.19%로 떨어진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 연체율은 0.60%로 전 분기(0.61%) 대비 0.01%p 낮아졌으나, 여전히 10년 만에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자영업자의 다중채무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자영업 대출자 중 다중채무자는 176만1천 명으로, 전체의 56.50%를 차지했다.

대출액 기준으로는 전체 자영업자 대출액의 70.40%에 해당하는 749조6천억 원이 다중채무자의 빚이었다.

다중채무자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3천만 원으로 추산됐다.

한국은행이 지난 27일 발표한 '2025년 3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다중채무자 중 저소득·저신용자인 취약 자영업자는 지난해 말 기준 42만7천명으로 전체 자영업자의 13.70%에 달했다.

이들의 대출 규모는 125조4천억 원으로 1년 새 9조6천억 원 증가했으며, 연체율은 11.16%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높아진 이유로 높은 대출금리와 서비스업 경기 부진으로 인한 소득 감소를 꼽았으며 "금융 여건이 전반적으로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인 취약성과 경기 침체로 인해 자영업자의 소득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